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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281688
· 쪽수 : 138쪽
· 출판일 : 2016-02-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시인에게
그런 날 12
호랑이 이빨 13
시인에게 14
어떤 날의 우파니샤드 16
인력에 대하여 17
H 시인에게 18
목각여인 19
또보로치 그 설화 20
국경 간이역에서 22
사과벌레 23
안데스 산간 마을의 풍경 24
쓸쓸히 빈방을 지키는 이에게 26
배앓이 27
어떤 풍속 ─또보로치 꽃나무 28
에우깔립또의 춤 29
안데스 산간마을의 봄 30
마중물 31
전기밥솥 32
어떤 다비 33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르헨티나 국경으로 가는 협궤열차가
정말 *노새의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서다가 가다가 서다가 가다가
조랑말이랑 망아지랑 들개 떼가 철로를 막아서면
체게바라 모자를 삐뚜름히 쓴 늙은 차장이 나서서
워이워이 쫓고
이름 모를 간이역에선 잡상인들이
마적 떼처럼 핏빛 화톳불을 피워놓았다
시든 패랭이꽃을 머리에 꽂고 귀고리가 별처럼 흔들리는
눈 큰 행상 소녀 하나가 차창 틈으로 손을 디밀고
한사코 조른다
이름이 실비나라고 했다
그때는 내 머릿속에 이름이 똑같은
집에 두고 온 어린 딸아이가
아련아련 생각이 나서
행상 소녀의 때절은 손을 슬며시 쥐어 보았다
마른 *꼬까닢이 내 손안에서 퍼석거렸다
사람은 온기라고는 한 점 없었다.
*노새의 마음 : 白石의 시 ‘광원’에서 차용
*꼬까닢 : 코카이나의 원료인 나무 잎사귀
----[국경 간이역에서] 전문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창틈으로 빼꿈히 건너다 보이는
*에우깔립또 한 그루
바람이 불 적마다
아, 저건 살사춤이다
저건 *메링게 아니 꿈비아
저건 저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능수능란하게 추는 탱고다
하체는 거의 고정시킨 채 용이 될려다 만 이무기처럼
천의무봉의 상체로만
기이하게 흔들며 추는 춤의 달인
이윽고 어둠이 몰려오면
그 어둠의 손수건 자락으로
대낮에 흘린 땀을 닦으며
내일 또 다시 불어올 만만개 바람의 손을 잡아
껴안고 추스르고 어우러지고 보듬어
어떤 형식의 춤을 한바탕 추어 볼 것인가
그 리허설을 준비하느라 어떤 날은
어쩌다 관객이 된 한 생애 고요와 몽환의 깊은 잠 속
나까지 흔들어 깨우고
나까지 아닌 밤중에 춤바람 나게 하느니
----[에우깔립또의 춤] 전문
-----배정웅 시집 {국경 간이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