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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7766604
· 쪽수 : 536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1. 애완견
2. 변동성
3. 자유의 여신
4. 주도주
5. 위대한 개척자
6. 황소 오빠
7. 왈가닥 삐삐
8. 해바라기 묘소
9. 녹색 팬티
10. 백만 송이 장미
11. 세 여인의 변동성
12. 주님분석학
13. 부작용
14. 토끼풀꽃 시계
15. 현철 아버지
16. 자아절단
17. 정말 미안해
18. 태초의 희열
19. 송충이
20. 마이광
21. 성동격서
22. 사랑은 없다
23. 마이明光
저자소개
책속에서
말로만 들었던 그녀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얀 피부, 커다란 눈, 계란형 얼굴, 완벽한 콧대, 거기에 환한 미소는 그녀의 미모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나를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그녀와 직접 마주친 순간, 그 누구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 같은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앞에서 나는 바보가 된 듯했다. 그냥 초라한 시종으로서 그녀를 숭배하게 될 것 같은 예감에 온몸이 떨렸다.
(「애완견」)
현철과 병수에게 한턱 쏘는 자리에서 병수가 물었다.
“넌 어떻게 그걸 견뎠어? 나라면 불안해서 던졌을 거야.”
“아직 변동성이 안 끝났다고 믿은 것뿐이야.”
“변동성은 내 전공인데, 나를 제치고 돈을 벌다니. 그 변동성을 어떻게 확신한 거냐?” 현철이 끼어들었다. 사실 신희 때문에 버틴 것인데 차마 그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세력의 마음 변동성을 읽으려 했고 내 마음의 변동성을 다스리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 술술 나왔다. 멀뚱해 있던 현철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주식이라는 도박이 이렇게 황홀하고 찌릿찌릿하네. 톡 쏘는 신희처럼 말이야.” 공연히 미안해서 숨겨둔 마음을 조금이나마 드러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내 마음을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변동성」)
일광 상태가 되면 나약한 정신을 통제할 수 있어 쉽게 유혹당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온까지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일광에 도달하려면 먼저 일공에 도달해야 한다. 일공이란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다. 처음 2개월 동안 달리기와 수영 등의 혹독한 육체 수련과, 그 후 2개월 동안 고된 정신 수양 후에야 일공에 도달했다.
비운 마음을 다시 응집시켜서 하나의 빛으로 바꾸었을 때가 일광인 상태이다. 공의 상태에서 마음의 안식은 있지만 강력한 예측력이나 물리적 파워 등이 나오지 않는다. 타오르는 불 속 거대한 기둥을 들어 깔린 아들을 구한 아버지는 일광의 상태에 도달해서 가능한 것이다.
다시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마음은 하나의 빛으로 화하더니 정신이 고요해지면서 에너지가 넘치고 사방이 훤히 보였다. 지켜보던 관장은 일광의 초입에 들어온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때가 경기상사를 미수로 매수하기 일주일 전이었다.
일공에 들어가기 위하여 복잡한 정신을 비우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보닛 위 신희의 원시림과, 갈대밭에서 착 달라붙은 미란의 나신이 교대로 정신을 지배한다. 갈수록 이들은 나를 뜨겁게 데우며 벌떡 세운다. 갑자기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걸 이기지 못하면 나는 다시 애완견이 될 거야.
비장한 각오는 일공을 불러 일으켰다. 신희와 미란은 나의 정신에서 순식간에 지워진다. 다시 마음을 하나로 응집시키자 머리는 고요해지며 경기상사 사건의 과거와 미래가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내가 6%를 매집하여 넘기는 것은 자금상이나 능력상으로도 불가능하다. L상사가 관심이 있다는 것은 다른 그룹도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작전꾼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주시중일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다른 후보자들이 인수에 뛰어들도록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밖에 없다. 가능한 한 많은 후보 그룹을 방문해야겠다.
이들 말고도 변동성을 발생시킬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때처럼 다시 일인 작전을 해야 한다. 병수 팀이 무엇을 했더라. 사수 말로 그 팀에 언론 담당이 있었지. 나도 언론플레이를 해야겠구나.
(「위대한 개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