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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7769414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20-09-22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part 1 나는 나를 아는가
01. 나는 나를 아는가 02. 내가 누는 것이 바로 나
03. 기생충과 데칼코마니 04. 가난의 냄새
05. 먹은 죄 06. 건어물전 물고기
07.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08. 옻칠 작가 나성숙, “나를 살린 두 개의 위로”
09. 위로의 압권 10. 행복 큐레이터 이재홍 씨
11. 내 편은 없다 12. 성심(成心)
13. 쓰러진 남자 14. 감(感)
15. 연기하지 마시라! 16. 아모르파티
17. 전문가 의식 18. 가난은 나의 운명
19. 우울 20. 감정
part 2 좋아지지도 놓아지지도 않는
21. 사랑한다면 옷을 벗겨라 22. 좋아지지도 놓아지지도 않는
23. 다섯 손가락 24. 결혼은 안 해도 애는 낳아봐야 하는 이유
25. 삶 비스무리한 것 26. 인간관계에 갈등이 생겼을 때
27. 살아갈 힘이 있는 것만이 28.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
태어나는 법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
29. 지상에 수제비 한 그릇 30. 산에서 거짓말을 하는 이유
31. 아들과 나 32. 낙타, 사자, 어린아이
33. 병든 마음 34. 두 가지 슬픔
35. 슬픔의 마력 36. 호밀밭의 파수꾼
37. 물 먹은 영혼 38. 정운찬과 하루키
39. 정신적 유산 40. 현란한 말장난
41. 너는 잘 살아갈 거다
part 3 삶의 농도를 더 짙게 하려면
42. 죽고 난 뒤의 팬티 43. 팬티를 입고 떠날 수만 있어도
44. 정신과는 나의 힘 45. 쪽창
46. 삶의 농도를 더 짙게 하려면 47. 죽음의 일선에서
48.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 49. 간절함
50. 밥찌꺼기 51. 내게는 미친 짓
52. 영혼의 무지개 53. 화광동진(和光同塵)
54. 페스티나 랑테, ‘천천히 서두르라’ 55. 적당히 철저히 하라
56. 어느 중년 남성의 사랑 57. 포항우정
58. 코골이와 이명 59.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
60. 아, 연애하고 싶다 61. 내로남불의 속내
62. 자기 그림자와 다투는 사람들
part 4 맑은 가난
63. 맑은 가난 64.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65.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딱 한 가지 66. 감각
67. 뇌춘(腦春)과 뉴로빅 68. 느낌 아니까
69. ?책 바보 70. 가난은 짧고 예술은 길까
71. 기타리스트 배장흠 72. 자위행위
73. 돈은 짧고 인생은 길다 74. 백세시대의 글쓰기
75. 위대한 반복 76. 나의 두 남자
77. 욕구와 욕망 78. 네 춤을 펼쳐라
79. 문학소녀 80. 환상에 사는 남자
81. 올해의 소설을 마치며 82. 고독은 나의 힘
83. 내 글은 내 똥
part 5 코로나19와 인생의 면역력
84. 감염된 자들의 도시 85. 의사의 아내
86. 봉쇄 87. 잡채와 소국과민(小國寡民)
88. 코로나19와 인생의 면역력 89. 격리 백신
90. 쌤통 91. 신천지
92. 군더더기 93. 좋은 이웃
94. 큰아이 95. 곡성(哭聲)
96. 사투 97. 편지짬밥
98. 단촐한 생활 99. 사람이라는 책
100. 나누는 삶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난과 갈등을 겪은 사람일수록 50 언저리에서 내 인생을 찾고 싶다는 자각이 강하게 오는 듯싶다. 물론 구체적인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고, 생의 어느 순간에는 본래의 나 자신으로 살아야겠다는, 내 인생을 찾고 싶다는 의지가 무의식을 뚫고 올라오는 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 「책 머리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월등히 높은 수준임에도 나를 배려하여 내 눈높이에 맞추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상대적으로 나도 같은 경험을 한다. 내가 끊임없이 맞춰주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나와 자기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상대가 내게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미 그는 높은 수준의 사람이다. 나는 그걸 잘 모르겠다. 내가 상대에게 맞춰주고 있는 건 알겠는데, 상대가 내게 맞추고 있는지가 잘 파악이 안 되는 것이다. 여북하면 노자도 남을 아는 것은 지(智)이며, 자기를 아는 것은 명(明)이라고 나눠서 말할까.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타인을 아는 것과는 접근부터가 달라야 하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말이다.
- 「나는 나를 아는가」
“오는 길에 누가 나를 다급하게 부르기에 돌아보니 수레바퀴 자국 안에서 붕어가 숨을 헐떡이고 있습디다. 그러면서 ‘한 말이나 한 되쯤 되는 물로 나를 좀 살려주시오.’ 이렇게 애원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좋다, 내가 이제 남쪽으로 가서 오나라와 월나라 왕을 설득하여 서강의 물을 끌어다가 너를 맞이하러 가마.’ 그러자 붕어가 화를 벌컥 내며 ‘나는 늘 함께 있던 물을 잃어서 이렇게 숨이 가쁜 것이요. 물 한 바가지만 있으면 수레바퀴에 패인 땅을 메워 바로 살 수 있는데 지금 당신은 국경에서 물을 끌어오네 마네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머잖아 차라리 건어물전에서 나를 찾는 것이 나을 것이오.’ 이러더란 말입니다.”
배고픔을 덜어주는 한 줌의 온정과 자신의 처지에 공감을 받을 때 사람은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내 곁에는 그런 지인들이 여럿 있다. 지금까지 내가 ‘건어물전 물고기’ 신세가 되지 않은 것도 모두 그들 덕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 곁의 누군가를 건어물전에 내다걸진 않았는지…
- 「건어물전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