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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21859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08-26
책 소개
목차
을 시작하며
Part 1
2021. 7. 25(일)
스위스 안락사 동행 제안을 받았습니다
8. 10(화)
영혼의 내시경
8. 13(금)
스위스행 항공권을 받다
8. 21(토)
생애 마지막 생일
8. 22(일)
죽으러 가기 위한 코로나 검사
8. 23(월)
죽음의 대기 번호 ‘444’
8. 24 새벽(화)
네덜란드를 경유하여 스위스로
8. 24 오후(화)
드디어 그를 만나다
8. 25(수)
귀천을 하루 앞둔 날
8. 26(목)
조력사로 생을 마감하다
Part 2
죽음을 두렵지 않게 맞는 방법
죽어가는 사람과 함께한 5개월
내가 만난 큰 바위 얼굴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두 가지 문제
삶과 죽음의 맞선 자리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나 죽고 그대 살아서
죽음을 쓰는 사람
막상 내 죽음이 닥쳐 봐, 그게 되나
영성의 배내옷, 영성의 수의
죽음은 옷 벗기
인간이 된다는 것, 그것이 예술
나의 영끌리스트
죽음 앞의 소망
사후 세계의 확신
신이 뭐가 아쉬워서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을 내는 저의 목적은 내게 인연이 닿은 한 사람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그것을 계기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인생이 얼마나 유한한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죽음이 막연한 게 아니라, 생전 안 죽을 것 같은 게 아니라, 동전처럼 삶의 이면에 딱 붙어있는 거란 사실을 그분의 죽음을 통해 확연히 깨달았던 것입니다. 안락사에 초점을 두기 전에 죽음 자체가 이제는 양지로 나와야 합니다. 사는 이야기의 한 자락으로 죽음도 일상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모든 죽음은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지인이 있습니다. 우리 삶은 모두 시한부지만 그분은 그 선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호주에 살고 있는 암 환자이고 스위스에서 도움을 받아 생을 마칠 계획을 세워두셨지요. 엊그제 갑자기 그분이 제게 스위스로 조력사 여행을 떠날 때 동행해 줄 수 있을지 의사를 물었습니다. 함께 갈 수 있다면 경비는 당연히 본인이 부담하겠다는 말씀과 함께.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저에 대한 그분의 신뢰에 대한 놀라움, 여행의 특성에 대한 놀라움, 제 역할에 대한 놀라움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정말 그분의 죽음 여행(기어이 이 말을 꺼냅니다. 참 많이 망설였습니다.)의 동행자가 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배웅하게 된다면 돌아온 이후 제 삶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오늘이 호주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 COVID 테스트를 받았고 결과도 나왔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옷장의 옷들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습니다. 키우던 강아지는 사무실 위층에 사시던 한국인 가정에서 돌봐 주기로 했습니다. 낯선 곳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놓이네요. 아내와 나는 내일 오후 3시에 출발해 싱가포르,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여 스위스에 도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