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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955343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0-07-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팔짱끼고 걸을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 팔짱을 끼고 | 바람 만들기 | 주제 파악 | 쓰레기 | 화단의 아침 | 엘리베이터 티브이 | 인연 | 아침 의자 | 놀이 | 상 고쳐요 | 만두 먹기 | 교통사고
제2부
파도가 바다에게 | 그들이 말하길 | 미술 수업 | 레드 구피
제3부
만남 | 대리운전 | 문학 수업 1 | 문학 수업 2 | 문학 수업 3 | 옛날이야기 1 | 소파 | 양로원 가는 길 | 어머니 | 여름 1 | 여름 2 | 지구 탈출기 | 지구살이 | 참새 | 밤의 일터에서 | 뉴스와 팔자 | 이별 의식 | 첫사랑 | 행방불명 | 여름 3 | 행복지수 | 빈자리 | 나는 것이 사치스럽다면 | 의미 | 도화살
제4부
봄아이 | 쥐 | 보태기 | 낙서 | 법칙 | 인간 예찬 | 종류 | 옥탑의 방 | 태풍 | 성경에 이르기를 | 엿보기 | 단발머리 | 여자의 남자 | 우리 사랑은 | 생각 | 바람의 유혹 | 무덤 | 시체 유감 | 새처럼, 비처럼 | 봄의 환상 | 옛날이야기 2 | 만찬 | 그 출발점 | 유일무이한 그것 | 끓는 물과 컵의 대화 | 휴식 | 사고 | 청첩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도 팔짱끼고 걸을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발목이 삐끗 넘어가려 할 때
자동차가 슬금 치고 들려 할 때
버스번호 못 보고 어리둥절할 때
바람에 머리카락이 눈을 찌를 때
먼지가 눈에 허락 없이 침범했을 때
호호 불어줄 수 있는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높은 가지에 보라색 라일락 향을 따고 싶을 때
저어기 날갯짓 하는 이름 모를 새를 찍고 싶을 때
꿈에도 탐해 보지 않은 히말라야를 넘볼 때
감성 떨어져가는 단어들이 두려워질 때
잘은 모르지만 조금은 아는
그 사람들의 떠남을 문자 받았을 때
괜찮아 괜찮아요 괜찮다니까 괜찮을 거야
말 걸어 줄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 ‘팔짱끼고 걸을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중에서
자, 팔 빌려 줄게 끼어 팔짱
내 말을 이해 못한 사람들이 불쑥
들이미는 팔
웃지 못해 아프다
오해 받기 딱 좋을 말을 한 뒤
주워 넣으려 하지만 늦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살아야겠구나
잘 살아가는 그들은
진작
그 수법 알았던 것이구나
늦은 밤 깨달음이
수면제 잠처럼 다가온다
그래도 할 말은 하고픈데 어쩌나
- ‘팔짱을 끼고’ 전문
아, 인연은 모진 것
인연 따위 피하기 위해 이 길로 들어섰건만
또 만난다
내가 타는 엘리베이터에도
자꾸 인연이 같이 타고
내가 걷는 길에도
자꾸 인연이 같이 걷는다
나는 인연 따위 거부한다
인연은 나를 발가벗긴다
나를 속닥거리는 표정들이 귀찮다
- ‘인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