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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91157957705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25-04-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신령스런 바위
영암, 왜 지명이 신령스런 바위靈巖일까 | 융성도서관 | 호동마을 카페 화담 | 길심 씨의 인생 여행 | 카페 화담에서 북카페 메종 인디아로 | 즉석 발열 떡국 | 달뜬 콩국수 | 카페 해올 | 카페 월요 | 갈낙탕의 탄생지 독천 낙지거리 | 임금님께 바친 영암어란 | 궁중 진상품 영암 참빗
2. 큰 바위 얼굴
기찬랜드 한국트로트가요센터 | 덕진 차밭, 월출산을 전망하는 최고의 지점 | 큰 바위 얼굴, 뉴햄프셔주와 영암 | 월출산 등산, 큰바위얼굴을 만나다 | 하늘 아래 첫 부처 길 | 영암과 세도나 | 800살 노거수 엄길리 느티나무 | 작고 예쁜 성당, 영암 신북성당 시종공소 | 영팔정과 아천미술관 | 이안 미술관 | 성재리 포구 | 구림 상대포역사공원의 야간 산책 | 쌍정마을과 리드미컬 프레임 | 송계마을의 왕버들 | 정겨운 광암마을과 찻집 명다헌 | 벼락 맞은 이팝나무와 한옥펜션 월인당 | 모정마을 한 바퀴 | 아름다운 폐교 학신분교 | 라이딩 길에 만난 폐교, 서호북초등학교
3. 영암 사람들
엄길마을 산책 | 복다회마을의 돌미륵 | 영보정 마을, 구림과 더불어 영암을 대표하는 명촌 | 주암마을 아천정과 경회 김영근 선생 | 영암에서 만난 아프리카 마콘데 조각 | 강박사의 보물창고 | 농촌 유토피아 신유토마을 | 김 시식자始植者 영암 사람 김여익 |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 | 목판화가 김준권 | 인생은 미완성 작사가 김지평 | 죽림정, 이순신 장군 영암에 오다 | 도림사 장군당
4. 지독한 사랑
마한시대 고분들과 마한문화공원 | 나주에서 만난 영암 고분 출토품들 | 성기동공원 왕인박사 유적 | 왕인박사, 천자문,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 엄길리 암각매향명 | 도선국사 백의암의 전설 | 월출산이 수리였다?! | 국사암과 국암사 | 을묘왜변의 영웅 양달사 의병장과 장독샘 | 바람벽에 쓴 시 | 양달사 시묘공원 | 상남자 호랑이 장군 김완 | 지독한 사랑, 기생 홍랑과 선비 최경창의 러브 스토리 | 의향 영암, 초등학생들의 동맹휴학과 일본인 교장의 자살 | 구한말 여성 의병 양방매 | 영암 근대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농민들은 못 쓰는 학파 1저수지 | 늦가을 도갑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실제로 영암은 월출산이고 월출산이 곧 영암이라는 사실은 직접 영암에 와보면 알게 된다. 나주를 거쳐 영암 금정을 지나는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혹은 구불구불 옛 여운재 고갯길을 넘어서는 순간 너른 들판 끝에 갑자기 등장하는 거대한 바위산의 위용에 압도당할 것이다.
일주일 이상 차를 몰고 영암 이곳저곳을 탐방하고 있는 중인데, 몇 군데를 제외하고 어디를 가든 월출산이 보인다. 바라보는 앵글이나 거리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질지언정 월출산은 하루 스물네 시간 일년 삼백육십오일 사람들의 시야를 지배한다.
옛날 옛적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너른 평야에 갑툭튀한 거대한 바윗덩어리. 영암은 곧 바위였다.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국 여기저기 흔히 보는 유의 전설이다. 중국 사람들이 조선땅에 큰 인물이 날 것을 우려해 해꼬지를 했고, 우리 조상들은 그걸 어떤 식으로든 극복했다는.
옛날 월출산 꼭대기에 동석(움직이는 돌)이 셋 있었다. 큰 인물이 날 것을 염려한 중국사람들이 동석을 세게 밀어 전부 떨어뜨려버렸는데, 그중 하나가 스스로 굴러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사람들은 이 고장을 영암이라고 불렀다.
- ‘영암, 왜 지명이 신령스런 바위(靈巖)일까’ 중에서
세조실록에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세조 3년인 1457년 4월 16일자 기사다. 임금이 별진상(別進上)을 없애라는 교지를 내렸는데도 전라도 관찰사 송처관이 건어란을 바쳤으니 형조가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세조는 정례 진상이 아닌 별도의 진상품을 마련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지방관아와 백성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관찰사라는 자가 남들 안 할 때 아부해서 돋보이려고 바친 진상품이 건어란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어떤 생선알로 만든 것인지 분명하진 않지만 그냥 말린 생선알이 아니라 엄청나게 공들여 만든 어란이었을 것이다. 전라도 관찰사였으니 송처관이 바친 어란은 영암어란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어란은 숭어 외에도 민어, 청어, 조기알로도 만들었지만 숭어알로 만든 것을 최고로 쳤다. 최태근 명장도 한때 민어알로 어란을 만든 적이 있었지만 그만두었단다. 숭어알에 없는 충이 있었다. 먹어도 지장은 없지만 꺼림칙했다. 현재는 오로지 숭어알로만 만들고 있다.
- ‘임금님께 바친 영암어란’ 중에서
트로트 가수 명예의 전당. 유명 가수들의 사진 액자들로 채워져 있다. 영암 출신으로는 단연 하춘화가 있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땡벌’로 유명해진 가수 강진도 있다. 영암 출신인 걸 처음 알았다.
이발소, 손님들의 리퀘스트를 받아 틀어주던 DJ박스가 있는 다방, 문방구, 극장 매표소 등을 재현해 놓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는 옛날 주조장 바깥 풍경이다. 검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순식간에 먼 유년시절로 타임슬립했다.
술심부름이었을까. 아버지가 타던 큰 짐바리 자전거를 타고 가다 2미터는 될 개천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안장에 앉으면 페달에 다리가 닿지 않아 안장 아래 프레임 안으로 한 다리를 집어 넣고 비스듬히 매달려 페달을 돌렸다. 그러다 균형이 무너져 추락했는데 개천 옆 돌밭이었다. 다행히 다친 데 하나 없이 멀쩡했다. 가난했지만 즐거웠던 시절이다. 그립다.
극장에서는 서너 명의 관객이 하춘화 다큐를 관람하고 있고 옆에 있는 노래방에선 반짝이 재킷에 모자를 쓰고 제법 가수 흉내를 내며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
- ‘기찬랜드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