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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795629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2-02-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주도에서 만난 나주
광주 양림동에서 나주 읍성을 생각하다
나주의 5.18
백제시대의 절에서 만난 고려시대의 석불
한옥 게스트하우스 ‘나주향’
나주의 숨은 보석 죽설헌 노랑창포꽃밭의 황홀
[인생이야기 1] 영암에서 나주로, 다시 서울로
[인생이야기 2] 유년의 추억
예상을 뛰어넘은 클래식 콘서트의 감동
명하쪽빛마을 가보셨나요
빛가람동 호수공원을 거닐며
영산포 택촌 포레스트랩
혁신도시에는 카페 ‘릴케의 정원’이 있다
빨간 벽돌로 된 ‘1989삼영동커피집’
[인생이야기 3] 발병, 인생행로가 바뀌다
[인생이야기 4] 대학을 마치고 은행원이 되다
‘삼봉 정도전’ 유배지를 가다
나주 맛집 ‘진미옛날순대’
‘미스박 커피’에는 ‘미스터 변’이 있다
케어팜을 아시나요
신(神)이 함께 하시는 송월동 카페 이디엘
[인생이야기 5] 인생의 8할은 운, 행로가 바뀌다
[인생이야기 6] 운명의 PD수첩
나주 토박이 나종삼 옹이 들려준 옛날 이야기
약전과 약용 형제, 나주 율정점에서 이별하다
나주호와 금어마을펜션
육송정면앤밥의 이영배 오너셰프
남파고택 작은 음악회
[인생이야기 7] 2007년 대선의 해, 소용돌이 속으로
[인생이야기 8] 회유와 협박
3有 3無 사회적 기업 이화빵집
골목청년과 니나노플래닝
이화찬, 로컬푸드 사회적 기업
영산포 대신이발관
영산포 한옥카페 ‘그곳’
[인생이야기 9] ‘광우병’ 방송, 시련이 시작되다
[인생이야기 10] PD수첩, 희생양이 되다
원도심 풍전쭈꾸미
남평의 작은 동물원 ‘나주랜드’
커피 로스팅, 최 연구원의 슬기로운 취미생활
공산면 생태공원 우습제
추운 겨울, 나주곰탕만한 게 있으랴
[인생이야기 11] 수난 그리고 해피엔딩
[인생이야기 12] 공영방송 광주MBC, 그리고 새로운 도전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주 미륵사. 봉황면 덕룡산 중턱에 있다. 아름다운 마을 철천리 외곽이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들어선지라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절에 들어갈 수 있다. 눈앞을 가로막은 돌계단이 아득해 보이지만 한 발 한 발 오르다보니 금새 절 마당이다. 544년 백제시대에 창건된 미륵사는 대웅전, 관음전, 삼성각, 설법전, 요사채로 이루어진 작고 아담한 절이다. 절 앞에 일렬로 늘어선 거대한 부도들이 눈길을 끈다. 납골묘다. 미륵사가 들어선 터는 봉황이 알을 품고 용이 여의주를 문 형상의 명당이다. 미륵사에는 보물이 두 점 있다. ‘보물 461호 마애칠불상’과 ‘462호 석조여래입상’이다. 고려시대의 작품들이다.
- ‘백제시대의 절에서 만난 고려시대의 석불’ 중에서
어릴 적 추억을 상기하는 토끼풀꽃, 무성하게 자란 풀, 넓고 푸른 잎사귀들, 새소리…. 코스를 따라 정원 뒷문 쪽 가장 높은 데까지 갔다가 유턴. 대나무숲 사잇길을 따라 내려가면 온통 노랑색으로 점철된 창포밭이 나무들 사이로 보인다. 범선 돛대 감시탑처럼 연못가에 설치된 관망포인트에 선다. 어른 키 넘게 자란 파초숲 오른쪽으로 황홀한 광경이 펼쳐진다. 노랑창포꽃천지. “와아아~” 감탄사가 저절로 터진다. 창포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오른쪽 직사각형 연못에 버드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 뒤로, 옆으로, 앞으로, 온통 노랑노랑한 창포꽃벌판. 황홀경. 박 화백이 창조한 지상 낙원이다. 옛날 클로드 모네의 정원을 방문했을 때 받은 감동이 자기만의 한국식 정원을 만들고 말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했단다. 클로드 모네의 일본식 정원은 못 가봤지만 글쎄 죽설헌보다 아름다울까.
- ‘나주의 숨은 보석 죽설헌 노랑창포꽃밭의 황홀’ 중에서
마루 위 벽 높이 삼봉이 쓴 시 두 수를 새긴 현판이 걸려 있다.
“이엉 끝을 아니 잘라 처마는 어지럽고 / 흙을 쌓아 만든 뜰은 모양새가 삐뚤빼뚤 / 사는 새 지혜로워 제 머무를 곳 찾아오고 / 들사람 놀라서 뉘 집이냐 물어보네 / 맑은 시내 조용히 문을 지나 흐르고 / 영롱한 푸른 숲은 집을 막아 가렸네 / 밖에 나가 보는 강산 아득한 벽지인데 / 문 닫고 돌아오면 옛 생활 그대로네”
마루에 앉아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을 바라본다. 반듯하게 경지정리가 된 논은 삼봉 시대의 것과 전혀 다를 것이나 바라보이는 풍경은 그대로일 것이다. 눈을 감으니 시공을 넘어 삼봉과 함께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멀리 첩첩한 산들. 가까이 모내기를 기다리는 물댄 논. 모든 것이 정지화면인 풍경 속에 홀로 움직이는 것이 있다. 모판을 떠서 싣고 가는 트랙터다.
- ‘삼봉 정도전 유배지를 가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