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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1418394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7-04
책 소개
박노해 시인이 전하는 ‘산빛’, 그 장대한 서사
흔들리는 세계 속에 단단한 믿음을 건네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산, 산이 있다.
산은 두 세계를 잇는 은밀한 안내자.
산은 모든 것을 품은 위대한 수호자.
위대함은 ‘힘’이 아니라 ‘품’이다.”
- 박노해 『산빛』 서문 중
박노해 시인이 지난 20여 년간 지구시대 유랑자로 ‘다른 길’을 찾아 기록해온 사진과 글을 펴내는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그 일곱 번째 신간 『산빛』에서는 혼란한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고 자리를 지켜온 산과 그 품에 깃들어 생기 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한 권의 책에는 겹겹이 펼쳐진 에티오피아의 산능선부터 안데스 산맥의 가장 깊은 계곡, 화산이 입김을 뿜는 인도네시아 칼데라, 볼리비아의 수직 갱도, 수단 사막에 솟구친 바위산, 그리고 파키스탄 고원의 시리도록 눈부신 만년설산까지 높고 깊은 세계가 담겼다.
한 인간이 가 닿을 수 있는 끝자리, 지도에도 없는 마을들을 찾아 두 발로 걸어온 박노해 시인의 투혼과 사유로 탄생한 기록 『산빛』. 산은 말이 없지만 그 침묵은 가장 오래된 위로를 건네고, 산빛을 따라 오르다 보면 더 높은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산빛』에 담긴 흑백사진 28점은 명암의 깊이와 품격을, 컬러사진 9점은 만년설산부터 칼데라까지 고유한 색감과 정서로 시각적 상쾌함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박노해 사진에세이의 감동은 사진마다 더해진 37편의 글이다.
산자락 같은 인생의 굴곡이 새겨진 할머니의 얼굴, 황량한 땅에 나무를 심으며 산을 일으키는 사람, 산 너머 학교 가는 소녀의 맑은 눈빛, 웃음 하나로 세상을 이기는 소년의 미소, 장엄한 만년설산 봉우리와 고원의 단정한 길까지.
박노해 시인만의 문체와 사유로, 한 장의 사진에 역사와 사연과 의미까지 단 몇 줄에 녹여내어 프레임 속 한 순간을 넘어 더 깊고 넓은 세계로 우리를 나직이 안내한다. 한국문학 번역의 독보적 대가 Brother Anthony of Taize(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영문이 함께 수록돼 있다.
『산빛』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을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2025.7.4~2026.3.29, 서촌 ‘라 카페 갤러리’) 2010년 첫 전시 이후 “눈물로 맑아졌다”는 고백과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는 다짐이 이어지는 박노해 사진전의 누적 관람객은 어느덧 41만 명이 넘는다.
장인이 암실에서 한 장 한 장 인화한 아날로그 흑백사진, 단편소설만큼의 이야기를 응축한 캡션, 그리고 박노해 시인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해온 월드뮤직이 흐르는 곳. ‘라 갤러리’에 들어서면 대지의 숨결과 마음의 떨림까지, 한 장의 인화지 위에 새겨진 박노해 시인의 사진이 내 안에 빛으로 새겨지는 체험이 될 것이다.
흔들리는 세상 속 급변하는 시대에, 믿음과 사랑의 언어가 무력해진 오늘날. 박노해 시인이 들려주는 『산빛』의 서사를 따라 내 안의 빛과 힘 그리고 커다란 사랑의 품을 느껴보시길.
“오늘도 저 높고 깊은 곳에서 대지는 묵연하고 인간은 의연하고 산빛은 초연하고, 혼란한 세상 가운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으니. 내 안의 산 같은 믿음이 흔들리고 사랑의 빛이 희미해질 때, 이 '산빛'을 따라 걸으며 그대 안에도 산빛이 눈부시게 비추기를.”(박노해)
목차
서문
산빛에 감싸여·9
작품
산빛의 품에서·18
절벽 위의 나무 하나·22
산은 길을 품고·24
귀갓길은 환하다·28
독수리 날듯이·30
살리나스 소금 계곡·34
만년설산 고원의 장터·36
야생화 핀 콜카 협곡·38
전위의 걸음·40
훈자 마을의 사과 수확·44
찻잎 따는 소녀·46
안개 속에 씨감자를 심다·48
땔감을 진 고산족 여인들·50
첫 등교 길·52
먼 산을 바라볼 때·54
구름 사이 하늘 길·56
께로스의 아침 풍경·60
햇살 마당에 장화를 말리며·62
감자밭의 쉬는 시간·64
산을 일으키는 사람·66
쿠르디스탄의 눈빛·70
하카리의 아이들·72
겨울 산의 나무·74
양 떼를 몰고 산맥을 넘다·76
길 위의 카페·80
사막의 바위산·82
배움을 맞이하는 자세·84
파슈툰 아이들의 돌밭 학교·86
볼리비아 탄광 마을의 축구 경기·88
안데스 산정의 아이들·92
빛으로 실을 잣다·94
까미 광산의 갱도 입구·96
산 끄리스토발 산동네·98
알파카를 모는 소녀·100
은미한 빛의 시간·102
화산의 선물 칼데라·106
저 산빛처럼·108
약력·113
저서·116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려움이 많은 날이면 나는 다시, 거듭, 새롭게, 높고 깊은 곳을 찾아 ‘산빛’에서 시작한다. 산은 말이 없지만 산의 침묵은 가장 오래된 위로이다.
산은 위대한 사랑의 수호자, 위대함은 ‘힘’이 아니라 ‘품’이다. 내 안에도 위대한 사랑의 품이 있으니. 아, 나는 무엇을 품어주는 생인가.
고귀함이란 높이만큼의 깊이를 품은 것, 상처의 자리마다 꽃을 피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