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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57957828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5-09-05
책 소개
목차
Prolog - 인간 의지의 세레나데: 희망을 부르는 고독한 인간 승리
출항 전
바다로
청새치와의 만남
회상
청새치의 최후
상어떼와의 조우
귀항
Epilog - 어두운 밤이 지나면 언제나 밝은 태양이 떠오른다
헤밍웨이 연보
책속에서
노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은 낡고 늙어 보였지만, 그의 두 눈만은 바다와 같은 빛이었고, 명랑한 듯 했으며, 패배를 거부하는 눈빛이었다.
“산티아고 할아버지”
조각배를 끌어 올려놓고 둑으로 올라가면서 소년은 노인에게 말했다.
“저는 다시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탔으면 해요. 우린 돈을 조금 모았거든요.”
노인은 소년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래서 소년은 노인을 좋아했다.
“안 돼.”
노인은 계속 말을 이었다.
“너는 운이 좋은 배를 타고 있으니까 그냥 그 배를 계속 타거라.”
“하지만 할아버지, 우리가 87일 동안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가 그 후 내리 3주 동안 매일 큰 놈을 잡은 걸 기억하시죠?”
“그럼, 기억하고 있지.”
노인은 조용히 말을 했다.
“네가 다른 배를 타는 것은 내 실력을 의심해서 내 곁을 떠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할아버지 곁을 떠나게 한 건 아빠 때문이에요. 저는 나이가 어려서 아빠 말씀에 따라야 하거든요.”
“알고 있단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 ‘출항 전’ 중에서
노인의 꿈에는 이제 더 이상 폭풍우, 여자, 큰 사건, 큰 고기, 싸움, 힘겨루기와 아내의 모습도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저기 여러 고장과 해변의 사자 꿈을 꿀뿐이었다. 사자들은 황혼이 찾아든 해안에서 마치 새끼 고양이처럼 뛰어 놀았고, 노인은 소년을 사랑하는 만큼 사자들을 사랑했다. 그러나 노인은 소년의 꿈을 꾼 적은 없었다. 노인은 곧 잠에서 깨어 열린 창으로 내다보고는 베개로 삼았던 주름진 바지를 펴서 입었다. 노인은 오두막집 밖으로 나가 소변을 보고, 소년을 깨우러 길을 따라 올라갔다. 새벽의 싸늘한 공기에 몸이 떨려 왔다. 노인은 이처럼 몸을 떨다가 몸이 따뜻해져서 또 힘차게 노를 젓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 ‘출항 전’ 중에서
노인은 어둠 속에서도 아침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은 노를 저으면서 날치가 물 밖으로 뛰어 오를 때 생기는 물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이 어둠 속에서 공중을 날아가면서 빳빳하게 세운 날개의 마찰음을 들을 수 있었다. 바다에서는 노인의 제일 친한 친구라 여겨서, 노인은 날치를 대단히 좋아했다. 특히 조그맣고 가냘픈 까만 제비갈매기는 언제나 물 위를 날며 먹이를 찾지만 거의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불쌍하게 여겼다. 도둑새들과 크고 힘센 새들 외에 이런 새들은 우리 인간보다 더 살기가 어렵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이 잔혹한 바다에 어찌 바다제비 같이 약하고 예쁜 새를 만들어 놓았을까? 바다는 대부분 다정하고 대단히 아름답다. 그러나 바다는 갑자기 잔인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가냘프고 구슬픈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먹이를 찾아 떠도는 새들은 바다에서 살기에는 너무도 연약한 존재였다.
- ‘바다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