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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492809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8-2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영원한 스포츠 영웅
1장 영원히 기억될 영웅
생존의 조건
생애 최후의 승부
2장 현해탄을 건너다
멀고도 먼 섬 청년의 꿈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힘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낯선 땅으로
아버지와 집안 내력
폭압과 질곡의 시대
설움을 달랠 틈도 없이
신이 배달한 편지
꿈에 그리던 만남
3장 고난과 입신의 첫 라운드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말로만 듣던 지옥 훈련
데뷔전 패배를 거울삼아
박치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훈련
믿을 수 없는 변화
무적의 박치기왕
아, 아버지
4장 영광의 나날
역도산 왕국의 후계자들
새로운 영웅, 박치기왕 김일
소중한 인연들
세계 챔피언의 길
아, 스승의 죽음
5장 현해탄을 오간 풍운의 레슬러
새로운 여정
프로레슬링은 쇼가 아니다
꿈의 타이틀과 월드 스타
6장 마지막 불꽃
아직은 은퇴할 때가 아니다
후예 양성과 숨겨온 고통
영웅의 강렬했던 황혼
링을 떠난 영웅의 인생무상
다시 고국으로
화해와 이별 그리고 영면
맺음말 시대의 영웅을 기억하며
김일 연보 및 상훈, 안장
김일선수가 걸어온 길
저자소개
책속에서
“역도산이 또 이겼다는군. 대단해.”
“덩치가 산만 한 미국 선수들을 당수로 때려눕혔대. 역도산의 주먹에 얼굴을 맞은 미국 선수들은 피를 철철 흘렸고.”
“미국 선수들도 역도산을 보면 벌벌 떤다잖아.”
김일은 선원들이 하는 말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청년은 씨름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모래판 위가 아닌 곳에서 치고받는 장면은 상상이 잘 안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맨주먹으로 때려눕히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차고 꺾기를 한 뒤 내던진단 말인가? 싸움질을 그렇게 대놓고 한다는 것인가? 역도산이라는 사람이 거구의 코쟁이들을 정말 때려눕혔다고?’
김일은 정신이 아찔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식은땀이 났다. 딱 벌어진 어깨와 당당한 체구, 굵고 호탕한 목소리, 카리스마 넘치는 강인한 모습. 잡지에서 보던 모습보다 훨씬 더 풍채가 돋보였다. 역도산이 김일을 위아래로 쓱 훑어보더니 말을 건넸다.
“자네가 김일인가? 씨름을 했다지?”
김일은 왠지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예.”
“죽을 각오로 현해탄을 건너왔으니 앞으로 모든 것을 참고 견뎌.”
그러면서 김일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툭 두드리면서 격려했다.
“잘 다듬으면 쓸 만하겠어. 열심히 해.”
이날의 짧고 굵은 첫 만남은 김일의 마음속에 평생 남았다.
김일이 박치기를 주특기로 사용한 것처럼, 미국의 프로레슬러 리기 왈드도 박치기 명수였다. 그는 2m에 이르는 장신 거구에 어깨가 딱 벌어진 흑인으로, 윤기 나는 검은 피부와 표정을 읽을 수 없는 험상궂은 얼굴, 상처투성이 이마를 가져 위압감이 대단했다. 1960년 1월 역도산과의 대결에서도 박치기로 역도산을 곤경에 빠뜨려 하마터면 타이틀을 빼앗길 뻔했다.
“긴타로, 박치기는 할 만한가?”
“예, 열심히 단련하고 있습니다. 이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 흑인 박치기왕과 한번 붙어봐라.”
역도산은 자신과의 대결에서 만만치 않던 리기 왈드를 김일에게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