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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542535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0-09-0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꽃잎에 베이다
소나무와 도끼날
입술을 훔치지 않았다
막차가 떠날 즈음
페르소나 그 민낯
침묵에 주목하다
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
꿀밤묵을 먹으며
그냥 살았다
시간에 맞서다
마당 쓸기
풀의 눈
미완의 가을
가을과 광장
나무로 서다
소리의 혀는 귀다
제2부
늙은 어머니의 오줌값
눕는 풀
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
낡은 길마
바다에 메밀꽃 피다
겨, 그리고 개떡
용이 할매
지렁이의 기도
늘 바깥에 있었다
시래기
톱밥
금반지를 낀다
렌즈로 세상보기
시계의 잠
아버지와 구두코
콩의 모정
제3부
가을 엽신
동강할미꽃
종이 사슬에 묶이다
매화 붉은 뺨
냉이야
봄의 캔버스
당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앵두나무의 말
봄, 그대
사랑하는 법
꽃 속에 갇히다
아직도 그 자리에 있나요
‘그립다’는 말
가을 노래
그대 목소리
슬픔의 둥지
제4부
바다의 뼈
돌아가는 계절
밥 한번 먹자
책, 그리고 착각
시간 죽이기
투구꽃과 철모
큰 돌
바람의 옷
요양원에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칡
개구리의 경 읽기
‘코로나19’와 삼식이
물이 깎은 곰
빈 그릇
배밀이와 달팽이
작품해설
그리움, 애정, 언어에 대한 외경畏敬_박남일
저자소개
책속에서
봄날이네
잊힌 뒤꼍에
벚꽃이 활짝 폈네
그대가 좋아하던
그 꽃이네
그대는 없고
웃음소리만
꽃잎처럼 날리네
그대 생각에
눈자위가 젖네
흩날리는 꽃잎에
마음이 베였네
(「꽃잎에 베이다」)
어머니는 감 껍질이 가득한 등짐을 지고
늦은 밤에 돌아왔네
하루 종일 감을 깎은 품삯으로 껍질을
받아 왔네, 입에 단내가 나는 힘든 품의 대가였네
어머니는 속살을 내어준 붉은 감 껍질을
안쓰러운 가을볕을 깔고 마당에 널었네
그래도 껍질에 남은 단내가 마당에 가득하네
그해 겨울,
창밖엔 흰 눈이 고봉으로 쌓이는데
우리는 쫀득한 감 껍질로 긴긴 겨울의 허기를 채웠네
어머니의 고단한 사랑을 질겅질겅 씹었네
말린 감 껍질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네
텔레비전에선 붉은 감 껍질이 좋은 먹거리라고
참 물색없이 얘기하네
(「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