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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길

운명의 길

(꿈길에서 만나보는 형제자매들)

안희수 (지은이)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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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운명의 길 (꿈길에서 만나보는 형제자매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60854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0-06-25

목차

작가의 말 4

1. 생각지도 못한 이별
2. 아버지와 상수의 피난길
3. 외로운 귀향
4. 은수의 운명
5. 명순이 간호원이 되다
6. 외갓집의 피난
7. 명순이, 능력을 인정받다
8. 독일 파견
9. 외갓집 중국으로 탈출
10. 옥순이
11. 정창호의 이야기
12. 홍동무의 귀국
13. 문화혁명
14. 옥순이와 상수의 상봉
15. 명순의 결혼
16. 명순이와 은수의 만남
17. 4남매의 만남

에필로그

저자소개

안희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관악문화원 문학아카데미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2006년 시집 『우주의 孤島에서』 2010년 소설 『아버지의 태극기』 2015년 시집 『목련위성』 2020년 장편소설 『운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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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 생각지도 못한 이별

명순의 아버지와 동생 상수는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명순이는 이제나저제나 하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밤새도록 잠들지 못하고 기다렸다.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도 아버지와 상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1950년 12월 중순의 어느 날도 명순이는 아버지가 매일 대동강변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피난민이 너무 많이 몰려 강을 건널 수 없어 힘없이 돌아오는 아버지를 보며 남으로 피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강을 건너는 것이 가능해지면 이집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강을 건너 남으로 피난을 가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곳에 함께 있는 사람들 중 유일하게 변변한 남자인 명순의 아버지는 정찰병처럼 밖으로 나다니며 상황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게 날짜를 보내는 사이에도 멀리서 들려오는 대포소리는 쿵쿵 지축을 울리며 점점 더 가깝고 크게 들려왔다.
사람들 마음은 그럴수록 더욱 불안해져 대동강변 인도와 철교에는 발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리고 그 인파는 밤이라고 해도 흩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강변에 나가보기를 4, 5일, 다시 아버지가 강변으로 가보겠다고 륙색을 둘러메자 눈치를 챈 상수가 달라붙었다. 다른 날은 상수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놀고 있는 틈을 타서 살금살금 나가곤 했는데 그날은 들키고 만 것이었다.


2. 아버지와 상수의 피난길

대동강 철교를 건넌 후 아버지와 상수는 매일 걸었다. 도로는 피난민으로 넘쳐났고, 날씨는 혹독하게 추웠다. 낮 동안에는 미군 전투기들이 쉬지 않고 기총소사와 폭격을 한탓에 길가에는 많은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이제 두고 온 명순이를 걱정할 틈도 없이 살아남기 위해 쉴 틈 없이 걸을 뿐이었다.
미군은 피난민 속에 인민군이나 중공군이 섞여 있다고 믿는다는 말이 돌았다. 인민군이나 중공군은 겨울철에 흰 옷을 입거나 민간인처럼 가장하고 섞여 내려온다고 했다. 기총소사가 끝나고 전투기들이 돌아가면 보통 앞, 뒤, 옆사람들이 총에 맞아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상수는 다행히 총알을 피해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신작로 주변은 시체들로 즐비하였다. 들판을 걷다가 바위를 발견하고는 앉아서 쉴 생각에 눈을 털면, 죽은 사람의 옷이 드러나곤 했다. 이제는 시체를 봐도 무섭기는커녕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어떤 날은 아침부터 전투기의 기총소사에 쫓겨 하루 종일 뛰는 날도 있었다. 잠시 전투기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쉬곤 했다.
피난길에서 인정이나 인간성이라는 것은 한갓 사치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 골짜기에 문도 다 떨어져나간 집이 한 채 있었다. 지나가다 무심코 안을 들여다보니 아기들이 방 안 가득 앉아 있었다. 아이를 이불에 둘둘 말아 그 곳에 버린 것이었다. 소리도 못 내고 울다 지친 아기들의 얼굴에는 얼어 버린 밥알이 붙어 있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어린 아이들을 보살피려고 하지 않았다. 찬바람이 휭휭 들락날락하는 방에는 울음소리도 잦아들고 있었다. 모두들 자기네 살길을 찾아 남으로, 남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3. 외로운 귀향

이제 명순이가 갈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그래도 생소한 타지를 목적 없이 헤맬 수도 없어 본능적으로 발걸음은 고향 송성으로 향했다. 결국 명순이는 먼 길을 조금씩 걸어 송성에 가까워졌다. 강서에서 석 달 가량 보냈으므로 벌써 초봄이 되었다.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게 계속되고 있어 노인이나 여자들까지도 인민군이나 의용군으로 뽑혀나가는 상황이었다. 명순이는 아버지와 상수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 수도 없었지만 앞으로 혼자서 북조선에서 살아가는 앞길에는 아버지와 상수의 행방에 따라서 중요한 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헤진 옷차림에 오랫동안의 굶주림으로 초췌해진 명순이를 알아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고향이 가까워 올수록 발걸음은 오히려 무거워져 갔다. 평양에서 대동강 다리를 건너려는 인파가 끊어진 철교로 몰려 수많은 피난민들이 아우성을 칠 때 미군전투기들이 무자비한 기총소사를 퍼부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명순이는 아버지와 상수가 대동강변에서 미군의 기총소사로 죽은 것으로 믿기로 했다. 명순이는 옛날을 생각하면 참 세상이 변해도 너무 갑자기 변한다고 생각했다.
해방이 되고 조금 지나 어느날 낯선 소련군과 김일성 장군이 군용트럭을 타고 들어온 뒤 동네 분위기가 한순간에 변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던 상점이나 가게들은 문을 닫아버리고 그 대신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생겼다. 모든 필수품은 협동조합에서 사야만 했다. 아이들이 구멍가게에서 사먹던 눈깔사탕이라든가 질겅질겅 씹고 다니던 송진껌도 살 수가 없게 되고 대신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빵이 조합 상점에 진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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