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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8771195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19-09-15
책 소개
목차
1. 내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특별하지 않은 삶 | 기대고 싶은 어느 날 | 내 삶은 가치 있는가
2. 세상에 나를 소리칠 준비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 독서 전도사를 희망하다 | 에너지 버스 | 따뜻한 사회를 위해
3. 읽고 쓰는 삶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 책을 통한 성장과 위로 | 어떻게 읽는가 | 시인이 꿈이었던 아이 | 일기, 너는 내 친구 | 글쓰기를 통한 행복 찾기
4. 내 인생 두 번째 이야기 그리고 책
가슴 설레는 꿈 | 다시 시작하다 | 고향 앞으로 | 인연 그리고 결혼 | 인간극장의 주인공은 나 | 육아를 시작하다 | 아토피와의 전쟁 | 즐거운 나의 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택배전화, 친정엄마, 남편을 제외하곤 거의 울릴 일 없는 내 전화기가 요즘 자주 울린다. 친구들이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서 전화한다. 20대가 아닌 30대로 진입하는 길목이어서일까. 4살 차이 나는 남편에게 서른이 되면 어떤 기분인지 알려달라고 했었다. 그때마다 너는 서른이 안 올 것 같냐며 눈을 흘겼다.
서른이야 오겠지만 멀게만 느껴졌다. 앞에 숫자 하나가 달라지면 큰일 날 것만 같았다. 막상 서른이 되니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나도 해봤던 고민이거나 충분히 공감이 가는 얘기들이다.
직장, 연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줄 수 있다니! 특별하지 않은 내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 생각하면 나의 일상에게 고마워진다. 물어볼 곳 없어 막막하고 시행착오를 겪던 시절을 잘 지내온 내게도 고마워진다. 모두들 그렇게 살아간다. 특별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 특별한 일상을, 특별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날도 자습시간이었다. 행정실에서 찾았다. 도서관 대여율이 높은 학생에게 상을 주는데 거기에 내 이름이 들어있었다. 얼떨떨했다. 도서관을 찾아 자주 책을 빌려 읽었을 뿐인데 상까지 받게 되다니! 시상식에 참석하려면 자습을 빠져야 하니 담당 교수님의 허가가 있어야 했다.
“허 참, 공부해야 할 3학년이 이런 상 받아도 되나.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그래, 갔다 와.”
다양한 학과와 학년이 있었지만 간호과 중 3학년은 나 혼자뿐이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도서관장님의 짧은 축하 인사가 있었다.
“국시가 얼마 안 남았죠? 책 읽는 사람들 중에 국시 떨어지는 사람 못 봤으니 여러분 모두 합격할 거예요.”
그 말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자고 일어나면 줄어 있는 시험 디데이에 하루하루가 긴장되었다. 도서관장님이 시어머니의 오랜 친구였단 사실은 결혼하고서야 알았다. 어머님 가게에서 한 번씩 뵐 때마다 시상식에서의 말이 떠오른다. 나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받았던 말 한마디의 힘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공부가 안 되어 꺼내든 책이었는데 읽다 보면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마음가짐도 재정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일상을 소재로 한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 큰 힘이 되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내가 처한 상황을 보게 하는 힘을 길러 주었다.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고 꿈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다. 모든 게 호기심 천국인 아이들에게 ‘안 돼’라는 말은 천재성을 꺾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 집에서만큼은 최대한 허용해주려고 하는데도 ‘안 돼’란 말을 많이 쓰게 된다.
육아와 관련된 글이나 좋은 글들이 있으면 싱크대, 냉장고, 책장 곳곳에 붙여둔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마음의 그릇을 넓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안 돼’ 속에서 자라온 내가 허용의 범위를 넓게 가진다는 게 쉽지 않았다.
아이가 쏟고 던지고 장난치는 것이 온 몸으로 느끼는 과정임을 알면서도 그만두게 하고 싶을 때가 많다. 싱크대를 물바다로 만들고 먹다 남은 우유를 바닥에 부어버리는 둘째, 금방이라도 이사 갈 듯한 집으로 만들어 버리는 아이들을 웃으며 넘기는 과정이 모두 수행이다. 집은 도를 닦는 수행의 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