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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91158771607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1. 아이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엄마
엄마의 부재와 엄마의 숙제 | 너의 결과보다 과정을 인정할게 | 아무도 알 수 없는 가능성의 폭 | 답을 주는 대신 생각할 시간을 줄게 | 간섭은 NO, 가이드라인은 YES | 엄마의 용기가 아이를 움직인다
2. 시련은 엄마와 세 딸을 동지로 만들었다
딸과 엄마의 진실 게임 | 외동딸에서 세 아이 엄마로 | 네게 주는 선물은 엄마의 응원이야 | 우린 반드시 잘해낼 거야 | 불행이 나를 멈추게 할 때
3. 빨리 가는 아이보다 완주하는 아이로 키우기
스스로 설 수 있어야 걸을 수 있다 | 자녀의 길을 열어주는 엄마의 선택 | 네가 근사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라기에 | 기적을 만들어 내는 생각 | 우리 다 함께 목욕탕 가요 | 역시 우리 두나는 천재야 | 내일을 위한 우리들의 처방전
4. 아이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너희가 있어서 엄마도 잘 자랄 수 있었어 | 숙이, 오늘도 행복해? | 엄마도 힘들지만 영웅이 될게 | 엄마, 잘될 수 있을까요?
5. 지금은 엄마의 시간입니다
지금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중이란다 | 엄마도 소중하니까 | 진흙탕에서 피어난 수련처럼 | 세나는 잘하고 있었다 | 딸에게 찾아가는 엄마의 운명
6. 함께 준비하는 독립의 그날
나는 독립할 준비가 되었다 | 감사합니다, 날마다 | 나비를 키우는 나비 | 부모의 독립 운동이 필요한 시대 | 시집을 갔으니 지혜롭거라 | 방황하고, 꿈꾸고, 창업하고 | 세 번째 스무 살의 다짐 | 엄마, 꽃구경 가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막내. 나는 그런 막내의 미래가 참 궁금했다. 걱정도 됐다. 그 시절 공부 말고는 특별히 성공하는 삶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없었기에 더 난감했다. 막내를 초등학교 입학시킨 후 하고 싶은 일이 뭔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냥 엄마와 노는 거”라고 답했다.
3학년 즈음,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막내는 발레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 내가 무용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에게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었기에 보상이라도 받듯 막내에게 발레를 시켰다. 가냘프고 예쁜 목선 하며, 공부 안 해서 주눅 든 감춰둔 미소가 나풀거리는 무용복 사이로 빛을 발했다.
‘이거였구나! 넌 무용에 소질이 있었어!’
나는 무릎을 쳤다. 매일 엄마와 외할머니 치마폭을 못 떠나던 막내는 점점 자신감을 찾아갔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셋째는 가방만 메고 다녀도 예쁘다.
아이들의 잠재력이나 적성을 찾아내는 건 쉽지가 않다. 놀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서서히 발견된다. 때론 어느 날 갑자기 발견이 되기도 한다. 물론 잠재력이나 적성이 어른이 되어 직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그것을 찾은 것 자체만으로도 삶은 한결 여유롭고 풍성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매주 대중목욕탕에 갔다. 그곳에서 온몸에 비누거품을 한껏 바르고 맨몸으로 부비부비를 해줬다. 아주 어렸을 때는 까르르까르르 자지러졌다. 이런 요식행위는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아이들은 목욕탕에 갈 때마다 각자의 이야깃거리를 하나씩 장만했다. 잡다한 친구 디스부터, 비밀 같지도 않은 비밀,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농담들을 엄청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내용이 어떻든 그냥 끄덕이며 들어주었다. 이런 토크 덕분인지 아이들은 험난한 사춘기를 그리 유난하게 치르지 않았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아무래도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주제만 빨리 파악해서 대화를 나누려고 애썼다. 그래야 내게도 남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뭔가 알아준다는 것, 들어 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우리의 목욕탕 토크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죽 계속되고 있다. 몸이 통통 불을 때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