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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이론/경제사상
· ISBN : 9791158904760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2-12-28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감수자의 글
여는 글
1장. 왜 법경제학인가
1. 법경제학의 기원
2. 법경제학의 부상
3. 법집행기구와 집행 주체
4. 법경제학의 어젠더
2장. 법경제학의 간략한 역사
1. 법과 법시행 사례
2. 전통적인 법경제학
3. 게임이론
4. ‘종이 위의 잉크’ 비판과 신고전주의의 오류
3장. 초점접근 법경제학
1. 현저히 부각되는 ‘믿음’
2. 초점과 균형
3. 초점을 만드는 법
4. 법시행의 실제
5. 제한된 구획으로서의 초점
4장. 선점우위 효과
1. 전개형 게임과 법
2. 부분게임 완전성에 관한 또 다른 기법
3. 빈말과 돈 태우기로서의 법
4. 현실게임과 부활의 규칙
5장. 사회규범과 법
1. 규범과 법, 그리고 믿음
2. 시간엄수에 관한 사회규범 및 다중균형
3. 초점으로서의 차별
4. 아동노동과 법
5. 시민, 공무수행자, 권한행사자 게임
6장. 정치와 부정부패, 그리고 법
1. 지배구조와 법이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
2. 권력과 억압이 초래하는 정치 현상: 독재, 매카시즘, 마녀사냥
3. 법과 무관한 표현의 자유
4. 부정부패라는 골칫거리
7장. 합리성과 정당성, 그리고 법
1. 합리성을 넘어서
2. 여행자의 딜레마와 합리성의 의미
3. 행동경제학적 초점접근법
4. 이익, 반발심, 그리고 정당성
8장. 되짚어보기: 법경제학이 나아갈 길
1. 우리의 앞에 놓인 길
2. 통계 정보와 도덕성
3. 노아의 방주 비판
4. 세계헌법 서문
5. 맺음말: 법경제학의 가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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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어느 모자 장수가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가던 길에 졸음이 왔다. 그래서 그는 잠시 나무 그늘에 모자 꾸러미를 내려놓고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황당하게도 모자가 다 사라진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원숭이들이 나무 꼭대기 위로 모자 꾸러미를 가져가 버린 터였고, 모자는 모두 원숭이들의 머리에 씌워져 있었다. 다급해진 모자 장수는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서 위로 던졌고, 모자는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잘 알려져 있듯이 원숭이는 따라하기의 명수이다. 이내 모든 원숭이가 모자를 위로 던졌고 모자들은 모두 땅으로 떨어졌다. 모자 장수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그는 떨어진 모자들을 챙겨 다시 길을 떠났다.
40년 후, 할아버지를 따라 모자 장수가 된 그의 손자가 모자 꾸러미를 가지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가던 길에 졸음이 왔다. 그래서 그는 잠시 꾸러미를 내려놓고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나무 위 원숭이들의 머리에 모자가 모두 씌워져 있었다. 그는 다급해졌다. 이제 어쩌지? 그러다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거다 싶어 그는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졌고, 이내 모자는 땅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그때 원숭이 한 마리가 어기적 내려오더니 모자 장수가 던진 모자를 주워들고는 야무지게 팔 아래께에 끼웠다. 모자 장수에게로 걸어온 원숭이가 그를 찰싹 때리더니 말했다. “할아버지는 너만 있는 줄 아니?”
이 이야기의 교훈은 게임이론적 사고의 핵심이다. 전략을 선택할 때는 상대가 합리적임을 인지하라. 정부의 많은 복지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프로그램을 집행하는 사람도 나름의 욕망과 욕구를 지닌 행위자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것이 설계되기 때문이다.
차별의 문제에서 우리는 그것이 타고난 편견인지, 아니면 인종이나 성별, 카스트와 상관관계가 있는 특정 부분이 키메라 같은 편견을 창조해낸 것인지 늘 의문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흑인보다 백인을 더 많이 고용하는 고용주가 있다고 할 때, 이는 실제 그의 백인 선호 경향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박사학위 소지자가 필요했는데 자격을 갖춘 이 중 백인 지원자가 더 많았기 때문일까?
(…) 누군가의 이름은 단순히 인종적 선호를 넘어서는 중요성을 획득한다. ‘에밀리’(흔한 백인이름)에게 일을 맡기면 우리 부서뿐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도 신뢰를 더 얻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라키샤’(흔한 흑인 이름)보다 에밀리를 고용하는 쪽을 선호할 것이다. 영업부서, 구매처, 운송부서가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는 자기실현적이게 된다(즉 생각한 대로 된다). 하나의 업무가 다른 업무에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전략적 보완성’을 띠는 일이 수행되는 노동시장에서 백인의 이름을 보고 느껴질 만한 인종적 편견은 초점의 역할을 한다.
(…) 따라서 우리가 라키샤보다 에밀리에게 우호적인 이유는 흑인보다 백인을 선호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백인을 고용하게 되면 나 역시 사업가로서 집단의 범위를 좁혀 백인을 고용하는 것이 시장의 상호 보완성 측면에서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길이기에 그러하다. 여기서 중요한 함의는 ‘정부의 규제와 개입 없이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면 차별은 사라질 것’이라는 대중적인 견해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차별은 자유시장에서 비롯된다. 차별을 멈추려면 규제를 해야 하고, 의식 있는 ‘약자 우대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정책에 찬성할 때에는 약자 우대정책을 따른다고 해서 자신의 몫이 깎이지는 않는다는, 흔히 듣게 되는 ‘정치적으로 그럴듯한’ 언사에 기대어서는 안 된다. 진실은 약자 우대조치로 인해 실제로 자기 몫의 보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호소는 그러해야 하며, 설사 자신의 몫이 줄더라도 인생에서는 본연의 도덕적 선을 위해 힘써야 하는 일이 있다. 약자 우대정책이 그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