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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0025
· 쪽수 : 142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증인/ 꽃밭의 마녀/ 손톱 끝의 고양이/ 나는/ 병 혹은 병/ 왜 그래/ 애국가를 빙자한 가족사/ 불후/ 오늘/ 자꾸 걸어 나가면/ 두드러기/ 나는 선반이다/ 목숨값/ 꿈, 언제나 꿈/ 가방과 나
제2부
메토이소노/ 구름의 진보적 성향/ 입양/ 회/ 양파를 믿다/ 살신(殺身)/ 총각귀신이 산다/ 법원에 가자/ 깊고 지루한 옷장/ 된장, 된장/ 딱따구리/ 화장하러 갑니다/ 복음/ 쉰/ 징후
제3부
슬픔에 대한 예의/ 어이, 벚꽃/ 기초수급자를 위한 발라드/ 공손한 장례/ 사생아/ 코미디/ 외계어/필요한 것/ 김〔海苔〕 이야기/ 촛불을 들고 걸어오는 섬/ 천일야화 풍으로/ 집, 빌어먹을/ 소행성 B-612/ 유쾌한 고백
제4부
유다처럼/ 자화(自畵)/ 관광의 힘/ 안부/ 3월 3일/ 눈/ 실밥/ 사월/ 미스 문/ 상가(喪家)의 꽃/ 냄새, 늦었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 말하자면 그게/ 1월
해설 하드고어적 구름의 서사/ 이재훈(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회
눈은 시퍼렇게 살아 있고 아가미 아직 선홍색으로 숨이 가쁘니 구이보다 횟감이 낫겠다 기억이 멀어지고 피가 흐려져 미쳐 날뛰기 전에 그대 단칼로 내 목을 쳐 단숨에 뼈를 추려라 피비린내 풍기지 말고
둥근 접시에 누운 혼자만의 영토는 편안하다 한 잎 한 잎 꽃으로 피어난 속살,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는 건 불안한 네 눈동자를 위함이니 젓가락을 들어라 벗은 채 명령하지만 소리를 내진 않는다 레몬 향 날리는 은청빛으로 나는 당당하다 오래 떠돌다 흘러온 자리에 꽃잎으로 찢겨 흩어져도 서러울 것 없다
한 잔 술과 더불어 마른 내장에 불을 지펴주마 갯바람이 일어서고 파도가 출렁인다면, 살점 저미듯 가슴이 저며 불타오른다면 기꺼이 네게로 가마 가서 타다 만 상처 덧들여주마
[시인의 산문]
감히 우러러보던 그분께서
“자네는 지금 뛰어노는 그 흥으로 시를 쓰면 되네.”
오래전 사석에서 하신 말씀이다.
그때 날라리가 되었어야 했다.
네가 내 모든 것의 처음이란 걸 눈치채기 바라다가
그 첫이 뭐 별거라고
그래도 당신의 오만방자, 독기, 궁극적인 침묵에 혀를 들이미는……
새로운 흥이 불쑥,
발이 상상하는 곳으로 손은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