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전조등

책을 내면서
내 안의 창조성이 깨어나는 시간_한현수

최병오 ───────────
흔적 14 썩을 놈 16 가면극 18 빛 20 육개장 22

기형미 ───────────
텃밭에서 24 꽃차 26 제비꽃 28 상실 29 사려니 숲길을 걷다 30

이상희 ───────────
과속 32 아빠 34 어머니 38 엄마 손 40 이제 좀 한가해? 42

정하종 ───────────
짜장면 44 친구야 46 시래기 48 파도 49 벚꽃의 정체성 50

임경애 ───────────
가을 풍경 52 딸기 53 겨울나무 54 살충 란 56 보문사 가는 길 58

길은주 ───────────
학교의 여름 60 봄꽃 61 북촌 62 어수선한 세상이어도 깃드는 평화 64 가을이 시작됐다 66

구옥순 ───────────
산책길 68 노을 70 순교자 71 로키 72 남아 있는 말 74

정길순 ───────────
가뭄 76 소나기 후 78 꿈의 전조등 79 세월 속에 변해도 80 여름이여 안녕! 82

조연자 ───────────
어머니 냄새 84 빈센트 반 고흐 86 슬픔의 기원 88 새벽에 90 씨감자 92

한현수 ───────────
하나님은 귀 94 그림자놀이 96 모과꽃 속으로, 어머니와 나는 98 그믐달 100 여백의 몫 102

〈소꿉〉, 함께 읽고 토론한 도서 103
〈소꿉〉, 함께 들었던 음악 107
〈소꿉〉, 문화체험 및 문학행사 110

〈소꿉〉 7년, 함께 앓는 시간이었다. 그리하여 서로의 그림자까지 사랑하게 되었다. 걸음마의 시작은 서툴렀지만 함께 걷는 방법을 발견하며 묵묵히 성장했다. 함께 ‘하나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가고자 했다. 자신을 떠나는 일탈의 시간은 얼마나 달콤한가. 무한한 상상력 안에 자신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일은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가. 마음 한구석을 비워 꾸밀 필요 없는 서로의 그림자로 채우고 공유하는 일은 또한 어떠한가. 오래, 사심 없이, 그리고 꾸준하게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준 일에 박수를 보낸다. 스스로 자랑할 만하다. 밑줄을 그으며 함께 읽고 토론했던 책으로 서재를 채워가는 일과 일탈을 벗어난 원고 파일을 조금씩 쌓아가는 일, 고민하던 무수한 시간들 또한 얼마나 든든한 생의 질료가 되었는가. 훗날 손때 묻은 책에서 한 문장씩 꺼내보며 되새김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넉넉해진다. 내 안에 사용되지 못한 무한한 나머지를 향해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며, 여기 〈소꿉〉의 부끄러운 부분을 독자들에게 내놓는다. 글의 무게만큼 삶의 무게를 껴안아야 하기에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면 〈소꿉〉은 여기까지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하다. 가슴으로 안부를 전한다.
―한현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