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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269
· 쪽수 : 11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겸손이라는 손 13 산란기 14 매미 허물 15 눈물이라는 장르 16 푸른 모과 17 섭지코지 18 세븐 헤어살롱 20 석화 21 아코디언 상상 22 구리역을 지나며 24 엉또폭포 25 푸른 상영관 26 수선화 피는 밤은 28 아직도 나는 보리다 29 청춘을 위한 랩소디 30 페디큐어 31 햇살 좀 익혀드릴까요 32
제2부
장마 35 울음을 팝니다 36 항아리가 사라졌다 37 빈집의 화법 38 바다가 전부였던 40 우리는 날마다 이별을 한다 41 누이야, 누이야 42 그리운 것들은 모두 붉다 43 섬 44 사랑이 왔다 45 달과 까마귀 46 아파트 심는 도시 47 로드 킬 48 동강할미꽃 49 소나기 마을을 지나며 50 사북, 그리고 읽다 52
제3부
겨울 강 55 눈 온 아침 56 딥퍼플 57 분홍의 말 58 이상한 독서 60 도서관이 따라왔다 61 제주 고인돌 62 귀뚜라미 63 물영아리 64 고양이를 위하여 65 휘청 66 가을이 가을에게 67 숫자공동체 68 토르소 69 딱따구리의 시 70 겨울 관음사 71 겨울에는 길이 더 잘 보인다 72
제4부
난해한 아침 75 조용한 말 76 욕의 사회학 77 호모 사케르 78 목이버섯 79 고전적 편집 80 경의선 81 숟가락을 드는 봄 82 아주 특별한 편지봉투 84 물의 안쪽 85 촛불의 미학 86 진도 87 업사이드 다운 88 소쩍새 운다 89 사월, 광장으로 90 밥 짓는 사월 92
해설 | 생활의 터전인 동시에 역사의 현장인 곳에서 93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봄 오는 길목에 이따금 갇히곤 한다
두부 같은 날들이 책상 위에 물렁하다 다 식은 커피 잔 읽지 못한 시집까지 쌓아둔 구름 조각들 두서없이 축축하고 수도꼭지 잠그는 걸 금세 또 잊었는지 행운을 꿀꺽, 삼켜버린 부엉이가 한눈팔지도 않고 무슨 주문을 외우는지 거실 밖 이월 바람이 자꾸 창을 두드려 꽁꽁 얼려두었던 내 안의 세포들은 옛집 슬레이트 처마 끝에 매달려 싱겁고 싱거워진 계절을 훌쩍이다가 사진 속 넉넉한 아버지가 두 스푼 된장을 풀어 끓여낸 아침의 시를 맛있다, 연신 드시는 목소리를 듣곤 해
첫 음을 항상 놓치는
눈물이 참 싱겁다
―「눈물이라는 장르」 전문
산수국 꽃잎 아래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당신은 띄어쓰기도 없이 눅눅한 시를 쓰고
한 번씩 숨넘어갈 듯 바다 향해 울었다
―「장마」 전문
제주에선 고인돌을 ‘석선’이라 부르지요
귀퉁이 닳고 닳아 표정조차 읽을 수 없는
옛사람 오래된 잠을 판독하는 바람의 날
섬에서 나고 자라 바람 타는 법을 알지요
저어라 노 저어라 유배지의 파랑주의보
팽나무 그늘에 들면 거친 숨소리가 들려요
이백여 년 출륙금지령도 끝끝내 막지 못한
자유를 향한 항해의 꿈 잠결이듯 튕겨보는
난바다 검은 팔뚝에 일어서는 파도 소리
―「제주 고인돌-용담2동 581」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