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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313
· 쪽수 : 132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오래된 술 13 가볍고 하찮아 보이던 14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16 엎어진 개밥그릇 18 터무니없는 요구 20 보증금 빼내 얻은 첫날 21 농부 22 어느 청개구리의 죽음 24 귀한 작대기 26 바닥난 쌀독 28 노잣돈 꾸러 가는 날 30 노인과 아이 32 나물 파는 할매 33 수수밭에서 생긴 일 34 불경한 손모가지 36 우아한 도둑 38 그리운 아줌마 40 늙은 집 42 붉은 죄 44
제2부
민달팽이의 꿈 47 외상값 갚는 날 48 부처를 놓치다 50 고니를 쏘다 52 지게 54 이사 가는 날 56 매 맞는 강 57 여우 같은 여자 58 달밤 60 서울로 가는 황소 62 인정 많은 봄날 정오 64 집 부수는 날 66 사랑 68 시간의 뒤쪽 69 미친 그리움 70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올 때 72 등나무 74 절밥 얻어먹기 76 꽃 78
제3부
사병과 나비 81 입속의 붉은 칼 82 새 84 무명 시 86 담쟁이 88 개가 짖는 이유 90 진도 바닷길 1 92 진도 바닷길 2 93 진도 바닷길 3 94 홍시 95 머릿속 휑한 날엔 96 소낙비 오기 전 98 보름달 100 회산 백련지 102 사라진 땅 104 위대한 가장(家長) 106 가오리연 108 시가 사라졌다 110
해설 | ‘인간적’ 리얼리즘으로 빚는 주체의 해방 111
유인실(시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와 생각하면 사람 사는 게 다 먹고 살자는 일이지만
마른 논바닥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는 거야말로
세상천지 가장 보기 좋은 풍경이라던 어머니
뉘 볼세라 돌아앉아 쿡쿡 옷소매로 눈물 찍어내셨지요
오늘 그 반가운 날이 와
그 맛있다는 쇠뭇국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다순 쌀밥을 조
반상에 올려놓고
나는 한입 가득 뜨다 말고
또 한입 뜨다 말고
알다가도 모르게 자꾸 자꾸만 입술 깨무는지
젖은 눈꺼풀만 공허니 끔벅거리는지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부분
끝내 버려도 하나 아깝지 않고
누가 집어간들 쓸모도 없을
넝마의 시간 트럭에 싣고
마른 흙먼지 몰며 오른 고갯마루
눈 와 닿는 곳은 가지가지 침묵이고
내딛는 땅은 낯설고 외진 타관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멍하니 올려본 멀건 허공에
새 한 마리 날지 않는 그 허공에
이방인처럼 움쑥하고 창백하게 내걸린
쪽박 하나
어쩌다가 흘려버린
내 오래된 세간난 살림인 양
늦춤 없이 외떨어지지 않게
가도 가도 줄창 따라붙고나
―「이사 가는 날」 전문
사랑은 지고
뜬 별은 얼고
무수히 강물이 빨아들인
파문 하나 없이 말라버린 가슴
지나던 달만 외로이 잠기네
―「시간의 뒤쪽」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