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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566
· 쪽수 : 135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직장인 · 13
어느 무덤 · 14
고통 1 · 16
고통 2 · 17
고통 3 · 18
적막 · 20
춘수추사 · 21
투병 · 22
봄은 오는데 · 24
위선자 · 25
갈대는 · 26
나는 똥싸개 · 28
희망 · 29
고아 · 30
굳은살만 벗겨내고 · 32
위장술 · 34
제2부
내 이름 석 자 · 37
흡혈귀 · 38
고인돌 여인 · 40
거짓말 1 · 42
거짓말 2 · 43
이별 · 44
잘못된 만남 · 46
어머니와 아버지 · 48
봄의 여인 · 49
뒤바뀐 주인 · 50
다툼 · 52
또 하나의 기둥 · 54
푸념 · 56
이제야 알겠다 · 58
후회 · 60
제3부
허물투성이 · 63
고추 따기 1 · 64
고추 따기 2 · 66
고추 따기 3 · 68
고추 따기 4 · 70
앞니 빠진 금강 새 · 72
바보 · 73
낙심 · 74
눈물이 난다 · 76
민초 · 78
산신령 종댕이길 · 80
보이지 않기 때문 · 82
물안개 낀 하루 · 83
당신의 햇살 · 84
말한 대로 · 86
제4부
저승꽃 · 89
언제까지 예수가 · 90
마지막 준비 1 · 92
마지막 준비 2 · 94
마지막 준비 3 · 96
마지막 준비 4 · 98
마지막 준비 5 · 100
빨간 단풍잎 · 102
무지개 꽃 · 104
자국 · 106
바꾸는 일 · 108
콩깍지 · 110
엄마 같은 사랑 · 112
나는 · 114
당신 덕분 · 116
비망록 1· 18
해설 내 생명은 당신 덕분입니다 · 119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늘 하루도
모든 것을 금세 태워버릴 것 같은 숨 가쁜 태양을
빌딩 너머로 밀어낸 둥근 달
주변엔 차가운 별들이 총총히 가득 채운다
갑가기 뒤바뀐 체온 뼈마디가 멈춘 깊은 밤
잔뜩 머금은 풀들은 밤이슬로 몸살을 했다
다시 돌아온 태양
이슬방울은 땅으로 떨어져 뒹굴고 이른 아침부터
풀들은 바람에 서로 부비며 아우성거리고
울창한 숲을 이룬 빌딩 속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수많은 풀잎들
점점 시들어 죽어가는 곳에 내가 보였다
―「직장인」 전문
물 한 방울 없는 돌에 붙어
사계절을 고통으로 움켜진
석곡(石斛)
제멋대로 뻗어나간 뒤틀린 뿌리와
날카로운 잎에 찔린 상처투성이
꽃도 피울 줄 모르는 그대가
얼마나 꽃을 피우고 싶었으면
어두운 밤에 홀로 몸부림치며
말도 못하는 차디찬 돌에 이끼를
움켜잡고 울부짖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리는
밤이슬이 다 달랐을 텐데
그럴 때마다 쌓이는 깊어진 병
하나씩 떨어지는 뿌리와 잎은
파랗게 멍들어 죽어가고 있다
―「투병」 전문
하늘에 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을 쳐다보며
껌벅거리는 두 눈
언제 떨어질까 두려워 눈물로 고여 있다
적막한 병실에 누워 있는 밤
여러 개의 링거 주머니를 통해 반짝이는 빛을 본다
내 생명을 뚫고 손짓하는 별
고통으로 점점 지쳐가는 날갯짓으로 멀어져만 간다
아직도 저 하늘에 내 이름 석 자가 달 뒤편에서
빤짝이고 있다
밤이 지나고 내 이름이 보이질 않자
고여 있던 눈물이 침대 바닥으로 떨어진다
―「내 이름 석 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