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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764
· 쪽수 : 114쪽
· 출판일 : 2020-07-27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슬픈도형 13
낭만적 엉덩이 14
조카는 항해 중이다 16
자화상 17
불러봐도 없는 18
드라이플라워 20
골목의 깊이 21
꼬리에 대한 생각 22
은어 24
구멍가게 25
제일양장점 26
족보를 위한 변명 28
사라진 이불과 함께 29
애기똥풀 30
소(沼) 32
제2부
뇌신 35
신두리 사구 36
정전 38
남의 말 40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42
가정수도원 43
컴퓨터와 뭉그적거리며 놀다 44
골목에 고양이를 심는 까닭 46
뜀콩나방 유충 48
누대(累代) 50
간극 51
시체꽃 52
애(愛)쓰는 남자 54
이면도로 56
휴면 58
제3부
감기 61
등나무 변주곡 62
안구 건조증 64
사랑의 자세 65
염병이라는 사원 66
낮달 68
내가 나를 보았는가 70
부두 72
보라색 꽃무늬 원피스 73
불편한잠 74
밤을 굽다 76
화개(花蓋) 9호선 77
기억한 눈금 78
아늑한 셈법 79
녹색 손톱 80
제4부
품 83
봄볕 84
골짜기가 붉다 86
가을, poor 87
파이네페르네페르 88
스르르륵 90
고산병 91
노이즈 닷컴 92
봉만이 94
돈나무 픽업되다 95
귀향 96
성냥 97
앞뒤가 안 맞는다고요? 98
그래사막 100
해설 | 휴머니즘의 우울한 복원력과 무의식의 지평 101
진순애(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릴 적 산수시간
삼각형 사각형 다각의 뿔 달린
선을 그려나가다 보면
무덤처럼 닫히던 도형이 슬펐다
심장 속
스키드마크처럼 줄이 그어지던 폐곡선에
죽은 언니가 살고 있었다
―「슬픈 도형」 전문
먼발치에서 하늘다람쥐가 새끼를 눈으로 핥고 있다 따스한 눈빛을 끌어다 덮은 새끼 다람쥐가 졸고 있다 산목련 나뭇가지 옆구리가 파르르 떨린다 어미가 누군가를 향해 눈 화살을 쏘더니 잽싸게 새끼를 물고 달아난다 일순간 하늘이 푸른빛으로 찢어지고 구렁이의 날름거리는 혀가 들통 난다 저도 모르게 날을 세운 등뼈와 발톱을 더듬어보는 어린 눈꺼풀, 어미와 밀착되어 겪는 결행의 순간이 생의 결기이고 동력이다 어미의 잿빛 숨결 무늬 그대로 폐부에 새겨진다 한 움큼 빠져나간 숲이 헐떡거리다 다시 초록으로 돌아온다
-「품」 전문
페인트공이 줄에서 떨어졌다
아파트 외벽에서 세상과 소통하던 길이
눈 깜박할 사이 사라졌다
미처 펼치지 못한 날개인가
며칠째 부엌 창가에서
헤매고 있는 밧줄
거꾸로 매달린
찰나의 간극이
아찔한 한 줄의 유서가
세로로 새겨져 있다
―「간극」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