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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856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2-06-30
책 소개
목차
제1부
골목•13/그들만의 요란법석•14/쓸쓸해서 하는 짓•16/그럼에도 불구하고•18/대책 없는 사월, 크리스 가르노처럼•20/몇 겹의 숲에서 들은 이야기•21/꽃에 대한 예의•22/끊임없이 잠은 내리고•24/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26/시월이라고 쓰고 나면•27/너를 사랑하는 방법이 그것뿐이었으니•28/봄눈이 가렵다•30/마음 모종•32/쑥부쟁이 꽃밭에 앉아•33/변절에 대하여•34/반달•36
제2부
숨•39/접는다는 것•40/새의 의미•42/나비 효과는 없다•44/환장 블루스•46/새벽에 문득 일어나•48/소설의 밤•50/폭설•52/플립 러닝•53/지상에서의 하루•54/비문•56/소설을 지나며•58/여전히 커다란 귀가 잎사귀처럼 움찔거려요•60/이별보다 더 먼 곳에 서서•62/흔한 이별•64
제3부
해찰하기•67/안녕, 주르륵 랩소디•68/긴가민가할 때•70/꽃밥 같은 무렵•72/개망초•74/거짓말처럼 행복한•75/노랑나비를 만나서•76/생의 한가운데 핀 꽃•78/낌새•80/산벚꽃에게 묻다•82/다시 쓰는 개망초•84/물 떼를 만나다•86/어머니와 빨랫줄•88/눈물 좀 주세요•90/나는 아직 뜨거워지고 있는 중이다•92
제4부
그 한때의 말•95/오리나무 숲에 서서•96/귀신고래를 만나다•98/우기, 자하문에서•100/우주 미아•101/두근두근 꽃•102/만첩홍매 화엄경•104/Photograph•106/할미꽃•107/만항재에서•108/접는 달•110/분홍의 소음과 문장뿐인•111/오래전 불러보던 사소한 습관으로•112/다시 채석강에서•114/바깥에서는 울음도 눈이 부셔요•116
해설 우대식(시인)•117
저자소개
책속에서
눈 깊어진 당신이
귀 얇아진 당신이
지난 시간의 흔적을 밟아온 휘파람 소리는
은회색의 저녁, 긴 꼬리를 끌어당긴다
사람꽃 져버린 자리,
온기 없는 골목이 슬그머니 미끄러진다
서쪽으로 밀린 구름들도 작당했는지
물끄러미, 서슬이 붉다
나 없이도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이다
― 「골목」 전문
어쩌랴 자작이여
우주에 뿌리를 펼치고
뿌리의 날개들이 우주의 기운을 물고 와
땅에, 이 지구에 젖을 물리는 것인데
바람의 잦은 잔소리 잎을 치대고
황금 이파리 다 떨어진 공염불인가
은빛 나뭇가지들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고
늦가을 빈 숲에 들면 눈부신 허공에
젖 빠는 소리 바스락바스락
어쩌랴 자작이여
창공에 닿은 저 높은 뿌리 힘껏
더 높은 신의 정기 끌어당겨
자장자장 겨우내 꿈꾸는 자작나무 숲
우듬지 숨 쉬는 자작나무 숲 거기,
나 홀로 조용히,
잠잠히 너를 사랑하고
상심은 멀고
기쁨은 꿈속에 있으니
― 「너를 사랑하는 방법이 그것뿐이었으니」 전문
미운 사람 없기, 지나치게 그리운 것도 없기, 너무 오래 서운해 하지 말기, 내 잣대로 타인을 재지 말기, 흑백논리로 선을 그어놓지 말기, 게으름 피지 말고 걷기, 사람에 대하여 넘치지 말기, 내 것이 아닌 걸 바라지 말기, 얼굴에 감정 색깔 올려놓지 말기, 미움의 가시랭이 뽑아서 부숴버리기,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주고 사랑하기, 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
바람과 햇볕이 좋은 날 자주 걸을 것
마른 꽃에 슬어 논 햇살의 냄새를 맡을 것
그립다고 혼자 돌아서 울지는 말 것
삽상한 바람 일렁일 때 누군가에게 풍경 하나 보내줄 것
잘 있다고 카톡 몇 줄 보낼 것
늦은 비에 홀로 젖지 말 것
적막의 깃을 세우고 오래 걸을 것
― 「숨」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