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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955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0-11-23
책 소개
목차
제1부 누군가를 간절하게 하는 맛
갓, 깊다 / 임호상 • 12
갓꽃 / 박해미 • 14
매운, 기억 / 박혜연 • 16
돌산 갓 메시지 / 황영선 • 18
한 사람이 내게 온다는 것 / 성미영 • 20
여수 태생 그 여자 / 송정현 • 22
오 마이 갓이어라 / 서수경 • 24
돌산 갓김치 / 우동식 • 26
가난했던 여자 / 최향란 • 27
달빛 아래 목련식당 / 박혜연 • 28
도다리쑥국 / 성미영 • 30
도다리 / 이생용 • 32
와글와글 / 송정현 • 33
도다리쑥국 / 우동식 • 34
봄, 소리로 오다 / 박혜연 • 36
새콤달콤한 것들의 내력 / 임호상 • 38
서대 단상 / 성미영 • 40
서대의 반전 / 서수경 • 41
서대회무침에 관한 기록 / 하병연 • 42
여름밤 / 최향란 • 44
제2부 당신을 애태우게 하는 맛
장어의 독백 / 황영선 • 46
장어와 만나다 / 성미영 • 48
곡선의 힘 / 임호상 • 50
맛있는 식사 / 하병연 • 51
아나고 먹는 밤 / 이생용 • 52
어머니의 여름 / 황영선 • 54
장어 / 박해미 • 56
하모에게 / 임호상 • 58
갯벌의 노래 소리 / 박혜연 • 60
낙지 연포탕 / 황영선 • 62
여자만 낙지 / 송정현 • 64
여자만 어깨 / 박해미 • 66
조은식당 / 서수경 • 67
갈치에게 / 최향란 • 68
여수 갈치 / 하병연 • 70
갈치 / 박혜연 • 72
제3부 너를 추억하게 하는 맛
전어(箭魚) / 이생용 • 74
전어 굽는 여자 / 우동식 • 76
전어 굽는 저녁 / 박해미 • 78
가을 전어 / 임호상 • 80
할아버지의 가을 / 성미영 • 82
전어 / 하병연 • 84
꽃게의 비애 / 황영선 • 85
꽃게장 / 박해미 • 86
간장게장 / 임호상 • 88
꽃게장 / 송정현 • 90
끌림의 미학(味學) / 우동식 • 92
노동의 한 끼 / 서수경 • 94
봉산동 게장골목 가는 길 / 최향란 • 95
이 저녁 음악 / 하병연 • 96
작심 게장 / 박혜연 • 98
금풍쉥이 전사 / 송정현 • 100
금풍쉥이 / 하병연 • 101
금풍쉥이구이 / 우동식 • 102
샛서방고기의 소문 / 최향란 • 104
여수평선유망(麗水平選有望) / 하병연 • 106
여수에는 꽃돔이 산다 / 서수경 • 108
제4부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맛
어리굴젓 / 성미영 • 110
이 맛 / 박혜연 • 112
조개와 칼슘에 관한 과학적인 계산 / 하병연 • 114
석화(石花) / 황영선 • 116
꿈꾸는 새조개 / 서수경 • 117
새조개 / 성미영 • 118
새조개 날다 / 이생용 • 120
새조개 / 황영선 • 122
새조개의 픽션 / 우동식 • 124
새조개 / 임호상 • 126
계동 자연산 횟집 / 우동식 • 127
그 여자의 섬 / 최향란 • 128
계동 뼈꼬시 / 임호상 • 129
금오도 밥상, 그녀 / 황영선 • 130
금오도 어머니 밥상 / 우동식 • 132
금오도 자연밥상 / 서수경 • 134
당신의 밥상 / 박혜연 • 136
심청이 인당수에 빠진 이야기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 / 송정현 • 138
풍경의 전부 / 박해미 • 140
아침을 해장하다 / 송정현 • 142
숭어 / 이생용 • 144
단편소설
농어 / 김민영 • 145
저자소개
책속에서
130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여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여수 밤바다, 낭만포차, 향일암, 오동도일까. 금오도, 손죽도, 하화도, 개도 등 365개의 섬, 아님 바다가 보이는 멋진 카페와 펜션들일까.
이 모든 것들 하나 하나가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중의 절반은 아마 여수의 맛있는 음식일 것이다. 여수는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싱싱한 해산물이 매일 공급되고 있으니 어디를 가도 모두 맛집일 수밖에 없다.
갈무리문학회는 『여수의 바다는 달고 푸르다』 첫 동인시집에 이어 여수 섬 기행 시집, 사찰 기행 시집 그리고 네 번째 맛 기행 작품집을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그렇게 2년간을 여수의 맛을 찾아다닌 것이다.
우리는 모두 살들이 올랐다.
덕분에 시의 속살들도 함께 올랐다.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내면에서 감탄을 한다.
오래도록 골목 식당에서 맛을 지키고 있는 이름들;
민숙 씨, 영금 씨, 경수 씨, 영애 씨, 양순 씨, 봉천 씨, 그리고 허리가 굽어 보이지 않는 경숙 씨……
그 뒤에 숨어 맛을 지켜내는 수많은 찬모님
5평, 10평 작은 공간을 지키는 숨은 고수들이 곳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는 맛 기행을 통해 여수의 다양한 음식들을 만났다.
도다리쑥국, 서대회, 장어탕, 하모샤브샤브, 낙지볶음, 갈치조림, 전어회, 간장게장, 새조개무침, 계동뼈꼬시, 섬마을 밥상, 금풍쉥이, 굴구이, 갓김치 등등 맛의 도시 여수의 내장을 모두 들여다보았다.
뼛속 깊이 숨겨진 살들도 건드려보았다.
날것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우리만의 언어로 한 상 푸짐하게 차리게 되었다.
다들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
2020년 11월
갈무리문학회 회장 임호상
해풍을 맞으며 살아온 푸른 성깔
만나기 전 소문은 무성했겠다
처음부터 마구 덤벼들지 말라 했던가
톡 쏘는 맛으로 달려드는
아 성질 급한 이 돌산 촌놈
괜히 시비 걸었다가 코끝이 찡하다
한 번씩 열어보면 안다
며칠만 달래서 보면 괜찮은 녀석이란 걸 안다
바람도 파도 소리도 진하게 묻어 있다는 걸 안다
3킬로그램의 여수를 열면 한 가족이 다 있다
처음부터 들이대는 성질머리는
문어잡이 배 막내 녀석 톡 쏘는 쓴맛이구나
돌아서면 생각나는 건 영락없이 셋째 녀석
묵힐수록 그 맛 다시 살아나는 건
오래 참아온 장남을 빼닮았다
서로 다른 녀석들 꾹꾹 눌러 키워온 어머니 손맛이
한 이불 속에서 잘 익어가고 있다
어머니처럼
참 깊다, 참 달다
- 임호상, 「갓, 깊다」 전
세상 어디에서나
납작 엎드려 사는 것들은
이쪽저쪽 눈치를 보느라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지요
살아남기 위해선
쉬이 등을 보여서도 안 돼요
매끄럽게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몸
거무죽죽한 바위나 돌인 척 살아가는 도다리도
어쩌다 물이 오르고 때를 만나면
제 몸을 보시하는 기회를 얻어
다시 태어나지요
짐승도 먹어서 인간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쑥을 만나는 일
도다리 생전에
어찌 상상이나 했겠어요
더구나,
양털 같은 갯바람이 계절을 깨우는 해풍 쑥을요
이것저것 눈치 보며 사느라 힘든 이들과
그들의 삶이 쑥쑥 피어나길 기원하는
오늘의 밥상,
이제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눈을 가질 수 있을까요
- 성미영, 「도다리쑥국」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