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러브

0302♡ _007
최애의 아이 _063
마유미 _105
해변 지도로부터의 탈출 _173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_219
천사와 황새 _253
사과와 링고 _285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_337

해설│오은교(문학평론가)
이면의 마조히즘 _381

작가의 말 _413

폭동이 일어나기 전의 잔잔하고 불온한 공기. 번개를 머금은 신의 구름. 번쩍거림. 그런 것이 유리를 감싸고 있어 그가 단지 여자애들의 옆을 지나는 것만으로 불씨가 일어났다. 화기 주의. 취급 주의. 유리가 속눈썹을 팔랑일 때마다 여자애들의 영혼이 음욕의 지옥에서 재처럼 빨갛게 타올랐다.(「0302♡」)

어떤 사람의 마음은 씨앗 없이도 혼자 싹을 틔웠다. 물을 주지 않아도 자랐다. 그 가시 돋친 덩굴이 유리의 발목을 옥죄었다.(「0302♡」)

안 울기엔 너무 아름답잖아. 눈앞의 너의 얼굴은. 걱정스러운 표정의 유리는 실제로 보니 입체감이 넘쳐서 살아 있는 인간 같았다. 너 진짜 살아 있는 인간이네. 인간이었네. 나 진짜 너 사랑하는데. 사랑하는 네가 인간이었다니. 그걸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최애의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