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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19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07-23
책 소개
목차
제1부
간극 • 13
너라는 오지• 14
눈사람 만들기• 16
작자미상 • 18
조율 • 20
회전목마 • 22
다행이라는 불행에게• 24
뜻밖의 무늬• 26
유리병 • 27
파수꾼 • 28
유일한 서사• 30
자전거 배우기• 32
균형 • 34
언젠가의 상상• 36
불시착 • 38
모과에 불을 밝히듯이• 40
커튼콜 • 42
제2부
자석 • 45
보풀 뜯는 밤• 46
조련 • 48
당신을 필사해도 되겠습니까• 50
초인종이 울린다• 52
노란 의자에 앉은 부인• 54
매듭 • 56
부추 키우기• 57
바늘의 기분• 58
블라인드 • 60
달리기 시합• 62
담배의 맛• 64
조용한 의자• 66
에어캡의 고백• 68
모래시계 • 70
리넨셔츠 • 72
볼링 • 74
수건돌리기 • 76
제3부
보호색 • 79
환승 • 80
불씨 • 82
립스틱 • 84
용수철의 힘• 86
팝콘이 뛴다• 88
빈방의 빛• 90
마지막 상징• 92
사랑 • 94
거미줄의 날들• 95
몽유의 방• 96
분기점 • 98
백색소음 • 100
뿌리 생각• 102
기타 이야기• 104
마늘 보고서• 106
뻗댄다는 말• 108
해설
간극(間隙)의 감각/고봉준(문학평론가) • 109
저자소개
책속에서
입술을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이념처럼
형체도 없이
나의 지표가 되어버린 세계
섣불리
감정을 낭비하지 않는 세계
가면이든
최면이든
끝내 가닿을 수 없는
당신의 세계
너무 오래 지척에 갇혀 있는
온전한 세계
― 「간극」 전문
얼마나 마음을 단단히 뭉쳤는가가 이 작업의 묘미입니다
움켜쥘 것 없는 손은 생략해도 무방합니다
발이 없어도 어디든 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좀 더 풍성한 은유가 따라올 것입니다
모자를 머리 위에 올려놓아 보세요
햇빛의 사적인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코는 적당히 비뚤어지는 게 좋습니다
앞뒤 없이 한없이 둥글기만 한 것들에게 모서리가 생길 것입니다
맨땅을 뒹굴게 하고 싶겠지만 참아야 합니다
흰 옷에 얼룩을 묻히는 것은 불안을 사랑하는 일
점점 얼어붙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니까요
웃을지 울지는 알아서 결정하세요
어차피 보여줄 건 텅 빈 미래인 걸요
우리는 사라질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의 완성을 소망하며 쓸데없이 한 시절을 바칩니다
보이나요?
미치도록 뜨거운 심장 때문에 전 생애가 무너져 내리는 한 사람
당신의 솜씨입니다
― 「눈사람 만들기」 전문
목발을 잃어버리고
나는 왼발 다음에 오기로 했던 오른발을 기다렸다
밤은 언제부터 어두웠던 거지?
아침은 더디 오고
마음을 다해도 몸은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
실패를 높이로 받아들이고
좌절을 문턱으로 여기는 날이 많아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한 발로 이토록 오래 서 있어야 하다니
내가 진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절뚝거리는 하루는 누구에게나 있다
재활에 대한 장전(章典)이 있다면
어떤 걸음이건 뼈가 아파야 한다는 것
가능에 대한 절실함으로 힘껏 발을 뻗는다
뼛속으로 빼곡히 차오르는 생의 밀도,
하얗게 일어서는 중심
― 「균형」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