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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679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2-11-17
책 소개
목차
제1부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서
오메, 여수/황영선·14/신호연 띄우다/최향란·15/타루비를 세우며/하병연·16/옛터를 돌아보다/성미영·18/석인(石人)의 노래/박혜연·20/쫑포/임호상·22/세검정(洗劍亭)에 하루해가 지고/이생용·23/고소대(姑蘇臺)/송정현·24/덕충동 가을/박해미·26/충민사에 와서/하병연·29/도독(都督)마을/서수경·30/충민사(忠愍祠) 풍소(風騷)/성미영·32/자산공원/우동식·34/하멜을 추억하다/이생용·36/의승당 기둥 시문에 기대어/최향란·38
제2부 걸음을 멈추지 말아요
홍교 위를 걷다/박혜연·40/벅수골/우동식·42/흥국사/서수경·44/쇠똥을 들어보며/하병연·46/벅수/임호상·48/영원에 대하여/송정현·50/비손/성미영·52/골명치/우동식·54/사철소를 찾아/박혜연·56/동산동 83번지/박해미·58/자내리 팽나무/이생용·59/낙향/황영선·60/반야용선(般若龍船)/성미영·62/진달래 연가/최향란·63/자내리의 봄/우동식·64두꺼비, 터를 잡다/박해미·66
제3부 다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돌산 갓밭에서/하병연·68/돌산댁 나 여사/황영선·69/두문포/우동식·70/평사리 처녀/서수경·72/무슬목/임호상·74/동백꽃/이생용·76/돌산도 둔전(屯田)에서/하병연·77/저기, 꽃 피다/송정현·78/모래의 꿈/박혜연·80/터에 물들다/성미영·82/큰끝 등대/임호상·84/축제/이생용·85/작금(作今)/서수경·86/두문포에 들어/성미영·88/찬엽이/최향란·90
제4부 우리는 숨결을 나눠 가졌다
모장 일몰/임호상·92/31번 버스 안에서/박해미·93/검은 모래의 기억/박혜연·94/섬/황영선·96/장도 가는 길/최향란·98/사도(沙島)/송정현·100/닮다/박해미·102/동백섬이 보이는 횟집에서/하병연·104/동고지 마을/임호상·105/감도리 풍경/서수경·106/뻘기미/성미영·108/오동도/박혜연·110/소호를 바라보다/송정현·112/낭도에 가자/임호상·114
제5부 여수, 일출에서 일몰까지
용주리에 기대기/최향란·116/그 집 앞/박해미·117/윤형숙 열사의 터를 찾아/박혜연·118/가장리 저수지/성미영·120/영락공원/박해미·122/고인돌/황영선·124/화양면 일출에서 일몰까지/송정현·126/늙은 감나무와의 사랑/최향란·128/뻘가, 그 촌놈/이생용·129/영등함쎄/임호상·130/고진마을/서수경·132/감도마을/우동식·134/사람/황영선·136/고인돌/박혜연·138/장수리/서수경·140/가사리 갈대와 달각시/황영선·142/섬달천 바다에 묻다/하병연·144
[단편소설]
아로와나/김민영·145
저자소개
책속에서
■ 발간사
늘 지나온 길, 무심히 바라본 마을, 이제는 좁게 느껴지는 유년의 골목, 갈무리문학회 동인들이 여수를 다시 걸어 보았다.
쫑포, 벅수골, 고소대, 충민사, 홍교, 자내리, 평사리, 무슬목, 두문포, 용주리, 가사리, 감도, 섬달천 등 늘 다니던 곳, 무심히 지나쳤던 익숙한 이름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었다. 여수 곳곳을 다니며 마른 가지 끝에 문학의 입김을 부여받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터’라는 주제로 써내는 글들이 혹여 너무 무거워질까 두려워하고 때론 너무 나부낄까 걱정되는 숱한 밤들이 있었다. 다만 한 걸음 한 걸음의 촉감과 바람과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 느낌을 각자의 색으로 새겨놓고자 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갈무리 회원들과 문학기행 했던 2년의 시간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여수의 바다는 달고 푸르다』, 『여수, 섬에 물들다』, 『그림자로도 저 많은 꽃을 피우시네』, 『여수, 맛에 물들다』에 이어 발간되는 갈무리 다섯 번째 동인지, 『여수, 터에 물들다』를 갈무리문학회 12명의 회원들이 열두 색의 색깔로 빚어내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우리가 어떤 언어로 어떤 긴장감과 격렬함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유추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박해미, 박혜연, 황영선, 성미영, 송정현, 우동식, 최향란, 하병연, 서수경, 김민영, 이생용, 임호상…… 갈무리문학회는 문학이라는 길을 걷다가 힘겨울 때 각각의 우리에게 얼굴을 만지게 해주고 향기를 따라오게 하여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었고 기대어 잠들게 해주었다.
여수, 터에 물들다
37년의 세월을 함께 해온 갈무리의 언어가 이번 책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함께 궁금해 하고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길을 따라나서길 기대한다.
오메, 여수/황영선
멀찌감치 샛바람 떴네
오늘은 얼릉 닻을 내려불고
여그저그 돌아댕겨 봐야 쓰것네
나가 쬐끔 늦었응께
바람 많은 월전부터 돌아보세잉
동굴 많은 굴전 숭숭 구멍 뚫린 혈도
대나무골 죽도 전쟁 있었던 무슬목
산꼭대기에 테를 두른 테미산
한번 가면 못 나오는 두문포
풀무처럼 생긴 불모섬
군인들이 농사지은 둔전
잣골, 송월, 역적골 오메 여그는 역적들이 살았다고 허는디
모장마을 지나 경도, 목섬, 독도, 금천, 군내리
조선터 샘은 안직도 남아 있다는구만
자갈 많은 작끼미를 둘러 향일암 끄트리에 오니
아따 인자 시장끼가 도네
해물파전에 막걸리로 요기 쪼까 허세
여수 한 바꾸 돌라면 당당 멀었응께
세검정(洗劍亭)에 하루해가 지고/이생용
세검정* 마루에 걸터앉자 순간 졸았다
돌아오지 않는 자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름 없는 대장장이의 한숨 소리 아직이~야, 아~직
이 무딘 칼로 왜놈을 벨 수 있겠는가
들었던 칼을 내던지며 허공에 쏘아올린 독백을 들었다
하루에도 수천 번 숫돌에 올려 밀고 당기고
칼날을 세우는 일
칼의 노래를 만드는 일
지는 석양에 마지막 칼날을 비추자
쨍쨍 날 선 사선(死線)의 소리가 들려왔다
최고의 소리다
검 한 자루에 하루가 저물고 칼날에 미소가 반득인다
순간 내가 보고 들었던
칼의 노래가 익숙하게 들리는 것은
몸 어딘가에 흐르는 피,
내 전생의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