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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952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06-09
책 소개
목차
제1부
자전•13/금동 모과상(木瓜像)•14/나를 위한 기도•16/아이스 아메리카노•18/노동의 경전•19/시를 읽었다•20/시래기 다발•22/심장이 뛰는 이유•24/밑줄•25/꽃들의 세계•26/나침반•28/책갈피•30/돌탑•32/상실의 기술•33/부끄러움에 대하여•34/너를 위한 기도•36
제2부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39/사람이 따뜻한 이유•40/봄•42/아내는 해녀•44/정년퇴직•45/사랑을 이겨내는 일•46/꿈•48/사월 이맘때•50/화양연화•51/배교•52/사랑 설명서•54/마음을 사용하다•55/벚꽃엔딩•56/당신을 기다립니다•58/꽃과 돈•60
제3부
가을 저녁의 시(詩)•63/어떤 하루•64/상처도 꽃이 된다•65/하루만 산다면•66/그림자•69/꼭 그만큼•70/언제나 처음처럼•72/추분(秋分)•73/누구나 살아나는 자리•74/뻔한 거짓말•76/플랜 B•77/슬픔의 총량•78/쉬운 사람•80/스팸 문자•81/보이저호(號)•82
제4부
시련이 힘이다•85/2월 진화론•86/비보호 좌회전•87/영도다리가 되고 싶었다•88/뭐가 그리 대수냐•90/불의 꽃•91/나물 털털이를 먹다가•92/제자리걸음•94/섬•95/황혼의 로맨스•96/동백 꽃말•98/그랬으면 좋겠다•100/여름 꽃밭•101/해몽•102/사랑한다는 것•103/입•104
해설 우대식(시인)•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낮과 밤은 내가 미쳐서 생기는 것이라더군
당신 쪽 향하고 있을 때 비로소 낮 되고
당신 반대편에 있을 때 깜깜한 밤 되는 것이라는데
자꾸만 자꾸만 당신 환하게 떠올랐다는 것은
하늘 가리는 어둠 깊어도 그대 향해 뒤척이며
밤새 자전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움 멈추지 않았다는 것
내가 당신에게 미쳐서
밤낮으로 돌고 돌았던 것이라더군
― 「자전」 전문
서투른 모과 향 펄펄 끓어오를 때 몰랐다
누군가 오래오래 바라보며 살아가는 거
모과나무 움터오는 숨소리에 온몸 가려울 때도 몰랐다
나 토해내고 너 받아내는 거
한 획으로 떨어져도 쪼개지지 않는 모과 보고도 알지 못했다
하루 종일 흐트러지지 않게 너 생각하는 거
반가(半跏)한 자세로 꿈쩍없이 풀밭에 앉아 있는 금동 모과상
어쩌면 모과는 생을 건너갈 때
빼꼭한 잎 일심일심(一心一心) 세면서
삐뚤빼뚤 금강경 한 구절이라도 새기고 있었는지 몰라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
일보일배(一步一拜)의 순례길 걸어온 금동 모과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빛으로 타들어 가는 것쯤
끝이 아니어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겠다
― 「금동 모과상(木瓜像)」 전문
사람 마음처럼 나무도 걸어서 천릿길 갑니다
서귀포 표선면 녹산로 눈부신 벚나무도
춘삼월에 닷새를 걸어
부산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까지 오는 걸 봅니다
봄은 짧아도 인연은 길어
비워도 비워도
버릴 수 없는 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서둘러 피었다가 쉽게 가버리더라도
나무가 품고 있는 꽃이
그대 다시 불러오니
불 꺼진 마음에 모처럼 불을 켭니다
나무에서 나무까지
제주에서 물고 온 별들 걸어두면
사람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 모여
다 지나갈 거라고
흐드러진 향기로 상처를 씻습니다
― 「남천2동 주민자치센터 앞」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