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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팔꿈치

사유하는 팔꿈치

배종영 (지은이)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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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팔꿈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유하는 팔꿈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195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3-10-25

책 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 371권. 2014년 《시현실》로 등단한 배종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배종영 시인은 자신의 눈에 포착된 사물을, 그 자리에 깃든 생의 자욱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생의 ‘진실’로 표현해낸다.

목차

제1부
가령 13/빈 공 14/사유하는 팔꿈치 16/마중 18/독무(獨舞) 20/미봉책(彌縫策) 22/울음이라는 이름 24/없다 26/냄비 바닥을 위한 호평 혹은 혹평 28/납작한 힘 30/사슴의 몸속에는 뿔 모양의 피가 흐른다 32/소용돌이에 관하여 34/어금니를 들키다 36/비 근처 38/뜨개질 40/식물의 경첩 42/손이라는 숫자 44/어떤 무게 이동의 경로 46/무거운 말 48/매화몽(梅花夢) 50

제2부
막다른 곳 53/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actio libera in causa) 54/구(球) 56/재목 58/숨은 글씨 60/물빨래 62/구름 릴레이 64/가재 이야기 66/폐허 68/신세 지는 일 70/돌은 시간의 저장소 72/그곳 74/귀를 엿듣다 76/참을 만한 것들 78/구겨진 모양들 80/수키와가 암키와를 만나면 82/동심원 깨지는 소리를 듣다 84/식물의 진단 86/모퉁이들 88

제3부
우묵하다 91/쉬오크 번식법 92/웃자란 나이 94/내일은 힘이 세다 96/우야든동 98/근처 100/물소리 102/꼬리의 힘 104/날짜를 잡아놓고 106/눈길 108/고무장갑을 위한 변명 110/분장(扮裝) 112/숨 114/엉거주춤 116/남지 개비리길 118/방석 120/달의 모서리 122/철든 물 124/체인들 126

해설 임지훈(문학평론가) 127

저자소개

배종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시현실》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천 권의 책을 귀에 걸고』가 있다. 경북일보 〈호미문학상〉 금상, 〈천강문학상〉 대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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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가령, 뾰족한 것들이 쉬는 날이 있다면 못들이, 또는 압정들이 저의 뾰족한 끝을 모른 척하는 날이 있다면 망치들은 동조 휴일에 들 것이고 액자들은 벽을 쳐다만 볼 것이고 땅땅, 소리들도 하루쯤은 입을 다물 것이다.

작은 돌멩이들은 바쁠 것이다. 하루쯤 눌러야 할 종이들, 꽃송이들을 고정시킬 나비 핀들도 덩달아 바쁠 것이다. 아마도 뾰족한 못들이 쉬는 날이 잦다면 그날은 철물점들의 정기휴일이 될 것이다.

흔들리는 것들을 붙들어 매는 일침(一針),
흔들림은 정색하며 정좌(定座)한다.

따가웠던 적은 찔렸던 적,
그래서 그 자국 더 단단해진다.

정처 없는 것들의 정처(定處)를 만드는 고정, 끝이 뾰족한 것들은 작은 면적으로 넓은 것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
— 「가령」 전문


갸웃거리는 사유(思惟)를 받치는 것은
다름 아닌 팔꿈치다
위대한 철학이나 새로운 학설들의 정점에는
팔꿈치의 수훈이 있었을 것이다
아득한 별과의 거리를 좁히고
장미꽃숭어리 두근거리던 한여름 밤의
담장을 떠올리던 것도
팔꿈치가 받친 상념 속이었을 것이다

벽에 막힌 팔꿈치,
골똘한 집중을 받들고 섰다
촉수를 들어 이쪽저쪽 옛 부재(不在)를 더듬어가다 보면
저릿저릿해지는 팔꿈치가 있다
얽힌 실타래 풀듯 더듬어가던 궁리가 실마리를 찾으면
그때 비로소 팔꿈치는 자세를 푼다

몇천 년 전의 사람이 여전히 팔꿈치를 받치고 있는 것도
그만한 사유의 도구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비스듬한 사유를 받치는 이 직각의 조력자는
그 어떤 수훈의 치사는커녕 가끔
오후의 꾸벅이는 낮잠이나 받치라는 비아냥거림이나 듣는
처지일 때도 있다
아마도 매일매일 도는 달과 지구도
팔꿈치를 닮은 기울어진 중력 위에서 무한한 더듬이를 켜고
영원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사유하는 팔꿈치」 전문


그의 구두에 잡힌 주름이
저의 걸음에 전전긍긍한 흔적이라면
얼굴 주름이 가득한 저이는
머릿속에 지고 가는 것들이 너무 많은 듯하다.
복잡한 머릿속에 오랫동안 짓눌려 온 듯
겹겹의 주름이 잡혀 있다,
웃음과 울음의 표정조차도 주름의 주도하에 있다.

겹겹의 주름은 또 얼마나 힘이 센 것인가.
풀어 놓거나 꺼내 놓으면
책 수십 권도 넘을 푸념과
웬만한 창고 하나쯤은 거뜬히 채우고도 남을 계획들,
그것들을 평생 떠받치며 살아왔으니
주름의 지지력은 대단한 것이다.

안간힘도 모자라 시력과 청력
앙다문 이빨까지도 다 동원했으나
세상 무게들 대부분은
다 귀와 눈으로 들어온 것들이라
눈과 귀는 결국 무게의 이동 경로쯤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턴 머릿속의 무게들
주름의 징검다리를 건너 온몸으로 옮겨질 것이니
꼿꼿하게 버텨왔던 몸은 그때
비스듬히 또는 수평으로 누울 것이다.

일생의 뒤축이 닳은 저이는
또 구부정하게 걷는다.
— 「어떤 무게 이동의 경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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