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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300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4-01-22
책 소개
목차
제1부
시래기 엮음歌•13/정류장 연가•14/고비, 사막•15/오후를 논하다•16/뿔이 무슨 상관이랴•17/다시, 11월•18/그 겨울, 변산반도•19/느티나무 정자•20/빈집의 서사•21/해 질 무렵•22/봄밤•23/이른 저녁의 詩•24/밤을 주우며•25/미혹•26
제2부
문산 택시 승강장에서•29/옥천사•30/세비야•31/적막 한 채•32/우후죽순•33/장산댁•34/한식뷔페•35/진천댁•36/느티나무의 폐업•37/정자리의 밤•38/소나기•39/목발•40/동춘 서커스•41/막간•42
제3부
제비꽃 물김치•45/내가 읽은 월아산•46/귀환•47/고립, 혹은 희망•48/탁구를 치러 갔네•49/변두리 사설 1•50/변두리 사설 2•51/버스 정류장 2•52/산 30번지•53/오해•54/흑백사진 2•55/레커•56/캐리어•57/사진 속으로•58/고추밭 서정•59/동질감•60
제4부
늪•63/우포 산책•64/여름 우포•65/가을, 쪽지벌•66/겨울 우포늪 1•68/겨울 우포늪 2•69/나의 과수원•70/달빛 아래•71/파문 1•72/파문 2•73/정자리 사설 1•74/정자리 사설 2•75/포수•76/택호•77/살모사•78
제5부
산촌에서 열흘 2•81/길•82/완경•83/꽃잎들 우글거릴 때•84/일월에서•85/흑백사진 2•86/폭설•87/창고•88/실업급여 수급자를 위한 취업희망카드•89/나트랑 오토바이 1•90/나트랑 오토바이 2•91/삼탄아트마인•92/비 오는 월요일•93/책벌레•94
해설 오민석(문학평론가)•95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데에 그대를 널자 생기가 사라졌다
묶이는 어떤 생은 갈피가 많다는 것
기어코 남은 향기는 허공에나 꽃피운다
혼이 나갔으니 날마다 환청인데
조이면 바스러질 목줄처럼 서걱대다
서러운 싸락눈에나 뺨을 내줄 뿐
몸을 부풀리던 기억의 습성은 남아
사막에 길을 터준 별빛에 기대어
시 한 편 물에 불리며 여물어 가겠네
― 「시래기 엮음歌」 전문
아버지, 간밤에 말이 죽었어요
그때 고삐를 놓은 건지 놓친 건지
쏟아진 햇살이 무거워 눈을 감았을 뿐
한 발 올라가면 두 발 미끄러지는
잿빛 모래언덕도 시간을 허물지 못해
이곳은 지평선이 가둔 미로의 감옥입니다
한세월 신기루만 쫓다가 허물어지는
사방이 길이며 사방이 절벽입니다
아버지, 간밤에 홀연히 제 말이 죽었어요
― 「고비, 사막」 전문
늙은
매화나무가
꽃 두어 낱을
피워놓고
화무십일홍
화무십일홍
미혹(迷惑)에
갇혀 있다
세상의
두근거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미혹」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