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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회학

무연고 사회학

박희곤 (지은이)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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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회학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무연고 사회학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997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5-07-25

책 소개

2023년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을 수상한 박희곤 시인의 첫 시집. 그동안 수많은 시인이 인간의 생로병사를 다뤘지만, 이처럼 치열하고 리얼하게 삶의 현장을 다룬 시집은 없다. 이 시집 『무연고 사회학』은 병원 흉부외과의 일상이 너무나 생생해서 머리끝이 곤두서게 된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그 세계에 몸담고 살아오면서 시인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목차

제1부 코드 블루
심장이식 13/외딴집 코드 블루 14/수술, 끝나지 않은 16/냉동인간 18/예빈이의 출가 20/해부학 실습 22/Mr. 알츠하이머 24/수면 내시경 26/역산(逆産) 28/천 개의 입 30/MRI 영상 32/바퀴와 나 34/스냅 풍경 36/누가 나를 훔쳐보는가? 38/불두(佛頭) 접합수술 40/아수라 42/차마 44/너의 이름으로 살아가라 46

제2부 타인의 외딴집
돌의 꿈 49/돌의 고고학 50/손 걸음 52/고래는 하늘로 날아가고 54/분교 종소리 56/가을 택배 57/실크로드 환승장에서 58/스무 살의 눈사람 60/포노 사피엔스 62/몽돌, 침묵의 아우성 64/가시오이 달래기 66/무연고 사회학 68/서방이 서방질하는 69/아이스 아메리카노 70/부고장 72/늙은 새댁 74/시 없는 시집 76/막장 늙은이 78

제3부 서라벌의 달
경주 남산 돌부처 씨 81/남산 천룡사지 82/포토즘 사피엔스 84/시의 꿈 86/경주에 갈 때는 88/국밥 한 그릇 90/청개구리傳 92/한가위는 한가한가? 93/칠순이 구순에게 94/춘래 할머니의 여행 96/정구지꽃 98/엄마와 육개장 99/국민 오빠 100/페이스톡 102/육동댁 104/세상의 비명 105/두식이 아재 106/세상의 문법 108/대머리 족보 110/아내의 텃밭 112
해설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113

저자소개

박희곤 (엮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인제대학교 대학원 보건학과를 졸업했다. 마산대학교 겸임교수, 대구보건대학, 양산동원대학 외래교수 역임. 2023년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시 당선, 2025년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수필 당선했다. 저서로 『체외 순환론』 『에크모의 이론과 실제』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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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엄마 품에 안기기도 전에
심실에 구멍이 나고 혈관이 뒤바뀐 선천성 심장병
무색 무영등 속 엄마의 이름으로
핏덩이가 숨만 헐떡인다

구멍 난 가슴에 톱질하고 심장을 열어
형벌을 받는 응급수술은 길고 험했다

인공심폐기가 돌고 심장에 얼음이 채워지면
생사의 경계에서 해탈의 경지로 넘어간다

집도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출혈 또한 잦아들면
홀연히 심전도의 파고는 정상 비행을 하고
아기의 검푸른 입술이 빨갛게 돌아오면
내가 너를 살린 게 아니라 네가 나를 살렸다!

아가야, 오늘까지 엄마의 이름으로 살고
내일부터는 너의 이름으로 살아가라
— 「너의 이름으로 살아가라」 전문


고인이 된 내가 고인을 해부한다
카데바가 된 나에게 국화꽃 한 송이로 묵념한다

수술용 장갑을 끼고
오장육부를 부검한다
간의 좌엽은 간경화가 진행되어 있고
우엽은 황달로 인해 간암이 떼어가고 없다

췌장의 랑게르한스섬 베타세포는
건포도처럼 말라비틀어져 인슐린 샘은 말라
고혈당과 저혈당을 스파크로 왕복한다

위장을 절개하자 역류성 식도염에 위궤양
일상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신장은 결석이 생겨 휴화산처럼 굳어 있다
폐는 날숨과 들숨 사이가 멀어
폐포에 이산화탄소가 산화되지 못한 채 호흡이 응고되고
심장의 박동 소리 전두엽을 적신다
구멍 난 심장 뛰는 소리에 내가 놀란다

고인이 된 나의 해부학 실습, 뼈만 남고 감정은 물이 된다
팽팽한 긴장의 해부학 실습은 끝이 나고
카데바 앞에서 나는 맛있게 밥을 먹는다
— 「해부학 실습―카데바를 위하여」 전문


식은 컵라면을 목구멍에 밀어 넣고
당직실 컴퓨터 앞에서 호출받는다

분만실에서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온몸에 힘을 주라고 아니면 배 짼다고
영안실에서는 아이고 아이고가 한창이다

출생은 본인이 울고
죽음은 타인이 우는

병동에서는 코드 블루를 알리는 스피커
응급실 정문으로 들어오는 사이렌
경광등은 번쩍이고 휴대폰이 경기(驚氣)를 한다

응급실에는 심폐소생술
병실에서는 퇴원 준비
암 병동에서는 무너지는 석탑
날숨과 들숨 사이가 멀어져 링거병을 뗀다

분만실 울음과 영안실 울음 사이
나의 울음과 타인의 울음 사이
— 「아수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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