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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7000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5-07-31
책 소개
목차
제1부
불러오기 13/꽃사과나무와 비둘기와 14/매화 피다 16/완곡한 슬픔 17/붉은발농게 18/빨래판 20/낫의 정령 22/함 만져 보자 23/붉은 이끼 24/붉은 멍 26/그게 뭐라고 27/나 언제 이렇듯 깊고 28/아야진해변에서 30/매미 32
제2부
비의 동화 35/한밤중 목련 앞에 섰습니다 36/어디 아픈 거야 38/작약 40/초겨울 풍경 41/어느 바람을 만나 42/무료 급식소 44/구룡사 법문 45/향기 46/혼자가 아니에요 48/당신의 그리움은 안녕한가요 49/선재길에서 50/합장 52/혓바늘만 돋아나 54
제3부
하울링 57/포도 먹는 방법 58/구절초 60/민물가마우지 61/목련나무를 보다가 62/라일락 64/만공 토굴에 와서 65/덩굴장미 66/공기뿌리 68/물음표 70/자목련 71/난파선 72/부추전 74/다시 만나요 76
제4부
참 다행입니다 79/남방돌고래 80/초 한 자루 82/첫눈 오던 날 84/수타사 계곡에서 85/바래복사나무 86/춘백 88/백순이 90/마시란 해변 92/플라타너스 93/주상절리 94/상족암에서 96/안동에서 98/다시 봄 100
해설 공광규(시인) 101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기 흠뻑 머금은 산 초입부터 신발 벗어 오른쪽 어깨에 걸치고 발가락 사이로 삐져 올라오는 붉은 흙의 속삭임 들어보세요
빗방울 어깨에 내려 미끄럼 타고 맨다리에 착 달라붙는 물방울로 시소 타는 아이 되어보세요 숲속 빈 의자에 앉아 빗물처럼 반질거리는 슬픔 슬며시 훔쳐내도 괜찮아요
젖어버린 야구모자 그 좁은 챙으로 궁전을 지어 소나기 피해 날아든 하루살이 품어주고 젖은 날개로 공중을 받치는 흰나비의 몸짓에도 응원을 보내주어요
그리하여 날머리쯤 달달하게 익은 계수나무 둥근 잎 한 잎 두 잎 받아 가셔요
— 「비의 동화」 전문
꽃사과나무 가지에 비둘기 앉아
붉게 익은 열매 따 먹고 있다
비둘기는 아마
도시의 보도블록 쪼다
허기진 날개로 날아왔을 것이다
꽃사과나무 봄부터
가느다란 가지 끝까지
꽃을 매달아 놓더니
비둘기 발가락 색깔 닮은
붉은 열매
가지마다 챙겨 놓았다
비둘기 무심하게 날아가 버리고
뒤 한번 돌아보지 않는데
꽃사과나무는
한참 동안 가지를 흔들고 있었다
— 「꽃사과나무와 비둘기와」 전문
명절에나 내려오는 아들 내외
차례상 물리자마자
대문 나선다
봉지와 봉지 챙기던 어머니
낮은 돌담 지팡이 삼아 뒤따라가도
굽어버린 걸음 느리기만 한데
차 출발하기 전 겨우 다가가
반쯤 내린 차창 틈
손 넣으며 하는 말씀
함 만져 보자
대물림되는 반지처럼
내 손가락을 휘감는 말씀
— 「함 만져 보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