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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그리움을 담은 이북 음식 50가지)

위영금 (지은이)
들녘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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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그리움을 담은 이북 음식 50가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257919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3-05-03

책 소개

"나는 별 같은 이 밥을 먹으려고 태어났나 봐!" 함경도에서 담아온 주렁진 그리움으로 맛과 기억을 요리하다. 2022년 남북통합문화콘텐츠 창작지원 공모 선정작. 먹고살기 위해 떠나온 지 25년, 맛과 기억을 요리하며 떠올린 아롱진 나날들.

목차

들어가며_우리 민족이 만든 맛과 기억

1. 발효의 감각을 되새기며
|
+ 김치_옹골진 맛의 기억
쩡한 맛 함경도 명태김치 | 낯선 곳에서 맛본 삼수갑산 갓김치 | 입맛을 살려주는 평안도 나박김치 | 풋강냉이와 함께 먹는 열무김치 | 두만강 너머 알싸한 맛 영채김치

+ 식해_조화로운 발효의 맛
그 많던 명란은 어디로 갔을까 | 새콤하게 삭힌 명태식해 | 약방의 감초, 멸치로 만든 젓갈 |
쌀을 달곰하게 삭힌 음료, 식혜 | 좁은 동네에 들어온 동해안 고래

2. 끼니로 빈부를 가늠하던 날들

+ 밥·죽_별처럼 빛나는 한 끼
장작불에 끓여 먹는 강낭죽 | 김치밥, 무밥, 나물밥, 감자밥 | 볼이 미어지게 먹었던 쌈밥 |
고난의 행군 속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 솥에서 별처럼 빛나는 쌀밥

+ 국수_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안동국시 닮은 강냉이국수 | 꼬리 달린 올챙이국수로 여름을 식히며 |
유명세로 대물림되는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 칡국수, 도토리국수 질리도록 먹어봤니? |
손으로 뜯어 넣어 뜨더국

3. 취한 듯 살고 싶은 인생이어라

+ 술_누룩 익는 냄새에 숨은 이야기
술 이야기에 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지 | 서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밀주, 농태기 | 술 익는 마을의 비밀 | 낮에는 사회주의, 밤에는 자본주의 | 취한 척, 하고 싶은 말

+ 떡_질긴 맛을 새김질하다
길 떠나는 이의 품에 안긴 꼬장떡 | 솔향기 그득, 추석에 먹는 송편 | 찰떡을 메로 치며 정을 붙이다 | 언감자송편은 식기 전에 먹어야 제맛 | 소나무 껍질로 빚은 송기떡

4. 고향의 맛과 이야기를 담다

+ 국·탕_낯설지 않아 기억된다
입덧을 사라지게 만든 세치네 탕 | 미나리를 넣은 향긋한 생선탕 | 풀과 고기를 바꾸라 | 겨울에는 시래기된장국, 여름에는 오이냉국 | 이야기와 함께 빚는 만두

+ 묵·지짐_묵은 파동이고, 지짐은 리듬이다
두부로 먹고살았던 시간들 | 자연이 주는 선물, 도토리묵 | 허기를 달래주었던 풋강냉이묵 | 지글 자글 지짐을 부치다 | 두만강을 건너서 맛본 음식들

5. 어제와 오늘, 맛과 기억을 요리하다

+ 어류·육류_과거를 연결하는 맛과 기억
바다를 건져 먹고 살았던 사람들 | 가을이면 미꾸라지는 추어탕이 된다 | 어죽에 푹 빠진 사람들 | 고향의 맛을 담은 아바이 순대와 돼지국밥 | 명태와 오징어는 고향의 향수

+ 야채·과일_새로운 맛을 요리하다
국광 사과를 먹으면 떠오르는 얼굴 | 봄에 만난 달래의 짝꿍, 염장무 | 그 맛과 향을 대신할 수 없는 미나리 | 운치를 더해주는 아롱진 떡 | 기특하게 돋아나는 부추

마치며_기억에 숨어있던 음식과 사람, 내 고향
참고자료

저자소개

위영금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8년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구 출생. 1998년 탈북, 2006년 대한민국 입국. 시집 『두만강 시간』(2020), 수필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2023) 출간. 2022년 혜산문학상 아시아의 시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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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굶주림이 일상을 덮쳤다. 많은 사람이 그저 먹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죽었다. 역전 골목과 길거리에 먹거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존재도 알지 못했던 장마당이 갑자기 늘어났다. 먹거리는 신념이나 가치보다 우선했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거친 것과 부드러운 먹거리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렸다. 처음에는 소나무 껍질을 가공한 것과 각종 나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중국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빵이며 기름에 튀긴 완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빵 하나에 집을 내놓은 사람도 있으니 어려운 시기 음식은 곧 하늘이다.
하늘 같은 음식을 얻으려고 사람들은 갖가지 먹거리를 개발했다. 맛보다는 허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 두부는 소화가 빠른 고급 음식이었다. 두부 한 모보다는 중국에서 들어온 밀가루로 만든 완자나 꽈배기 하나가 낫다. 덜 배고프면서 칼로리가 높아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영양가 있는 밥이 필요했다. 수요를 알아챈 사람들이 만든 것이 두부밥이다. 두부밥은 두부를 삼각으로 잘라 기름에 튀거나 구워서 가운데 칼집을 내고 쌀밥을 한주먹 넣고 양념을 올리는 것이다. 두부밥은 한 개를 먹어도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어려운 시기 개발된 영양 만점 음식이다. 장마당에는 두부를 기름에 튀겨 밥을 넣고 양념을 올린 쪽배 모양의 두부밥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옥수수 뿌리나 풀로 만든 음식은 거칠어서 목으로 넘기기 힘들다. 이전에는 돼지에게나 주었던 술지게미로 만든 음식도 있다. 먹고살기가 힘드니 술지게미로 만든 음식을 먹고 취한 듯 비틀거리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용식품조차 없어서 죽어갔는지 모른다. 그 시절 두부밥은 사람을 살렸다. (중략) 돈 한 푼 없어 음식 주위를 돌고 돌다가 기름 냄새만 가득 채우고 돌아서던 날들. 굶어 죽기 싫어 얼굴에 꼬질꼬질한 때가 가득해도 눈만은 반짝이는 아이들이 장마당에서 무리지어 음식을 훔칠 틈새만 노린다. 어느새 날쌔게 먹을 것을 훔치면, 사람들은 훔친 사람을 신고하는 것보다 음식에 그물을 치고 방어하는 쪽을 택한다. 성공하면 의리 있게 나누어 먹는 아이들을 보라. 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도둑이라고 벌을 주겠는가.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악을 쓰고 살아남았다.
어려운 시기를 아프지 않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양념을 올린 한 개의 두부밥, 인조고기밥을 그때처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다.
_「고난의 행군 속 두부밥과 인조고기밥」중에서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누군가는 지나가는 말로 인사치레한 것일지 모른다. 나는 밥을 먹겠다고 고향을 떠났고, 밥을 먹겠다고 얼마나 비굴했는지 모른다. 밥을 먹지 못해 가족을 잃었고, 밥을 얻으려 별일을 다 한다. 밥은 곧 생명이고, 하늘이고 신神이다.
밥솥을 열면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는 쌀밥이 있다. 지금의 삶에서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나는 쌀밥을 먹을 때 제일 행복하다. 이것을 먹으려 얼마나 험한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가. 밥 한술이 없어 먼저 간 사람들에 비하면 성공한 삶이다. 반찬이 없어도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흰밥이 있으면 간장만 넣고 비벼 먹어도 좋다. 뜨거운 밥을 그냥 삼켜도 좋다.
개 한 마리가 흰쌀밥이 싫다는 듯 그릇을 엎는 것을 보고 놀랐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시간여행이라도 했는가.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동정하는 척하지만 그뿐이다. 내가 가진 것이 없으니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내게 밥이 없을 뿐이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내가 하는 무언가는 불법이니 비굴할 수밖에 없었다. 밥이 없으면 인격도 존엄도 그다음 순서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 비굴해서라도 어야든 살아야지.
밥을 먹으려면 일단 돈을 벌어야지. 재봉틀(미싱) 굴리는 재주가 있어 커튼 만드는 회사에 다녔다. 뻔히 눈치를 채고도 내색 않고 나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착한 사장님을 만났다. 필요할 때 쓰려고 급여에서 얼마를 저금했다. 이렇게 모은 돈이 목돈이 되어 훗날 두만강을 건너온 언니에게 건넬 수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을 채용하면 회사에 지장이 있어 장사도 안 된다. 나 같은 사람을 신고하면 돈도 왕창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일하는 동료들이 모두 한족이어서 일을 배우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무슨 일이 생기면 능란한 중국어로 방어하며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돈이 생기니 얼마나 기쁘던지. 그렇다고 눈여겨 보아둔 옷을 사 입을 생각은 못하고 남편의 와이셔츠부터 샀다. 아마도 나는 내심 셔츠에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일하는 사람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중략)
밥 먹는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남의 땅에서 불안해 견딜 수 없다. 잘 사는가 했는데, 친척뻘 되는 가까운 사람이 신고하는 바람에 급하게 떠나야 했다. 나 혼자라면 미련없이 떠날 수 있어도 6살 된 아들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은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북경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 멀리멀리 숨어들었다. 머물 곳 없는 떠돌이가 숨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 세상과 부딪치기에는 힘에 부치니, 시체가 되어 숨도 쉬지 못하고 이런저런 괴로움을 참으며 살았다.
_「솥에서 별처럼 빛나는 쌀밥」중에서


국수와 국시의 차이는 무엇일까?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든다. 그럼 밀가루와 밀가리는 뭐가 다를까? 밀가루는 봉지에 들어있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들어있다. 같은 말을 맛깔스럽게 버무려놓았다. 물론 남쪽에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중략) 지금은 결혼식에서 국수가 다른 음식들에 밀려서 구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북쪽에서는 국수를 잘 말아야 잔치를 잘했다는 소리
를 듣는다. 여유가 있는 집은 농마국수를 내었지만, 강냉이가 많은 지역에서는 강냉이 국수를 말아내었다. 따뜻한 국물에 매콤한 고명을 올려서 푸짐히 대접한다.
어릴 때에는 엄마 심부름으로 국수그릇을 많이도 들고 다녔다. 국수재료인 강냉이 가루를 미리 맡겨두고 약속된 시간에 나온 국수를 찾아오곤 했다. 흔히 국수를 ‘누른다’고 하는데, 반죽한 면을 분틀에 넣어 압착해서 누른다. 이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에 가정용 분틀에 국수를 전문으로 눌러주는 곳이 있었다. 수고비는 없고, 눌러주는 집에서는 가공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집짐승을 키웠다.
옥시국수를 시원하게 먹으려면 김칫국물에 말아서 먹으면 된다. 쩡한 함경도김치에 옥시국수를 말아 먹으면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 온면으로 먹고 싶으면 까나리 육수를 만들어 감칠맛을 더하고 양파 볶은 것을 고명으로 올린다. 파와 마늘 다진 것을 넣고 볶다가 고춧가루를 넣으면 적은 양으로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다.
_「안동국시 닮은 강냉이국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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