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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333316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5-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빗방울이 석종을 치고
물고기의 시간 ___ 13
왜 자꾸 눈물이 날까 ___ 19
자두의 계절이 돌아왔다 ___ 24
빗방울이 석종을 치고 ___ 29
무너지는 강 ___ 34
미스 에세이 ___ 39
지휘자의 자격 ___ 45
둔치도 안부 ___ 50
어서 와, 부산은 처음이지? ___ 52
달을 새기다 ___ 57
제2부 진흙 얼굴을 읽다
파담파담 ___ 67
진흙 얼굴을 읽다 ___ 73
봄날엔 떼까마귀 떠나가고 ___ 78
눈이 부시게 ___ 83
뱀 ___ 88
자전거를 타다 ___ 94
낯선 것과 친해지려면 ___ 99
허공을 잡다 ___ 104
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___ 109
기러기를 친애하여 ___ 114
제3부 자신의 춤을 추어라
파두, 영혼의 노래를 듣다 ___ 121
뿌리 ___ 126
자신의 춤을 추어라 ___ 132
널 믿는다 ___ 138
부처님, 트럭 타고 가신다 ___ 144
바다로 가는 마을버스 ___ 149
동네 극장 ___ 155
아재파탈 ___ 160
나도 야한 여자가 좋다 ___ 165
시간의 껍질 ___ 170
제4부 세상의 중심을 잡고 팽이처럼
울게 하소서 ___ 179
가만히 앉는다 ___ 184
세상의 중심을 잡고 팽이처럼 ___ 189
문학하기 좋은 때 ___ 194
시장을 품다 ___ 198
수필의 성城을 지켜라 ___ 204
화차를 만나다 ___ 208
본디 도달할 수 없는 ___ 213
침묵의 힘 ___ 217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 ___ 223
|작가 노트|상처가 상처를 어루만질 때 ___ 231
저자소개
책속에서
글을 쓰는 것이란 불러내는 일입니다. 그것은 타인을 부르며, 내 속의 참나를 깨우게 됩니다.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은 “나마스테”라고 인사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안부를 뛰어넘어 “당신에게 깃들어 있는 ‘당신의 신’께 문안드립니다.”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석공들이 군더더기만 쪼아내고 안에 있는 부처의 형상을 들어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작가 역시 글의 여백을 지워가는 자가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발전하려면 불편한 것과도 친해져야 합니다. 의식이 깨어나야 해석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손편지도 쓰고 시골길도 걸어보고 가능하다면 텃밭도 가꿔 보십시오. 물론 실패도 하고 길도 잃겠지만 낯선 것에 눈 주기를 하고 귀찮은 것도 즐겨 보십시오. 쉬엄쉬엄 가야 오래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감성의 물줄기가 온몸을 덮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지금도 당신은 글을 씁니다. 명작 한 편은커녕 문단 말석에서 이름조차 불리지 않지만 작가라는 필생의 소업을 받들고 하염없이 밤을 새워 글줄을 엮습니다. 그대가 진정으로 나를 원하신다면 오늘도 신명나게 열정에 갇히기 바랍니다. 그러면 어느새 우뚝 곁에 다가가 있을 테니까요. 그럼, 우리의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며 이만 총총. 미스 에세이 올림.
?<미스 에세이> 일부
습작을 시작했다. 그즈음 우연히 책상도 밥상도 아닌 앉은뱅이 나무 탁자가 하나 생겼다. 젊은 공학도가 과제용으로 만들어 제출한 뒤 버려둔 것으로 아무도 그 탁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베란다 한쪽에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탁자 앞에 코를 박은 채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글감도 생각했다. 아마 그곳이 처음으로 갖게 된 나만의 작은 자리였지 싶다.
?<자기만의 방> 일부
물기를 떨치며 일어서는 직립의 언어들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키를 세운다. 어렴풋이 나무 한 그루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지치기가 되지 않아 모양새가 봉두난발이다. 잔가지를 고르고 무딘 글잎을 다듬기 시작한다. 수차례 서투른 가위질을 하여도 기대와 달리 초라한 첫 모양새로 되돌아갈 때도 있고, 욕심을 부려 곁가지를 달기라도 하면 우스개 사족 꼴이 되기 일쑤이다.
?<글을 치다>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