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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59350580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9-11-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
오늘, 좋음을 누리는 방법에 대하여
1장 |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하기 위해
잠시 멈춰보기로 했습니다
나를 버티게 하는 말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나의 느슨한 운동생활
남을 속이는 일
이왕이면 맛있는 것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라도
단지 잘 자고 싶을 뿐
기다리는 소리
2.1킬로그램짜리 안심제
2장 |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이루지 않아도 좋을 꿈
이 나이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일단 좀 쉬고
만화를 그리며 배운 것
그럴 시간은 없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그럭저럭의 세계
아마도 내가 하는 일
TV 보는데요
그때는 모르고 지금은 아는 것
3장 | 더 행복하기 위해 오늘의 나에게 친절하기
알고 보면 단순한 일
저는 예민한데요
어쩌면 내가 기다리는 순간
주말엔 경마공원
우리가 만나서 하는 일
쓸모의 크기
이토록 한심한 취미
어떤 크리스마스
4장 | 오늘의 좋음을 모아 내일을 삽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데 걸리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질문
한낮의 심부름
내가 아는 부자
여름의 실감
바지는 스판
점심 장사 끝났습니다
여행할 때 우리
변해서 변하지 않는 것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흔히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만 갈 뿐, 절로 달라지는 건 없다. 못 할 것 같은데, 정말 못 할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돌파해야만 시련을 빠져나갈 수 있다. 자기 몫의 삶이란 그런 것이니까.
그런데 숨 막히던 열기가 누그러들 즈음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뒤통수를 때렸다.
‘나는 쉽게 해낸 적이 없다는 것.’
어떤 일이건 어떤 상황이건 남들보다 배로 괴로워하며 헤쳐 나왔다. 그걸 홀랑 잊어버리고 이번만 힘든 것처럼 굴고 있었다. 이번만 이다지도 어려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자 도리어 기운이 났다. 궁극엔 어떻게든 수많은 난관을 넘어왔다는 거니까. 그래서 지금 또 다른 난관에 다다랐다는 거니까.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멋있다. 운동이 취미이자 생활인 사람을 보면 존경스럽다. 한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를 몰아세우기도 했으나 이젠 그러지 않는다. 나는 대체 왜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하지 않을 때 하지 않는 걸 자책하는 대신 할 때 즐겁게 한다. 무언가를 규칙적으로 지속하는 일에 과분한 가치를 두었던 건 아닐까 회고하면서.
그해 가을, 제일 먼저 취업 공고가 난 기업에 지원했고 운 좋게 바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그토록 바라던 저쪽 세계인 이곳이 또 다른 회사일 뿐이라는 걸 알았다. 저기만 가면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여기 와보니 아니었다. 여전히 내 삶이었다. 이걸 깨닫는 데 두 번의 회사 경험이 필요했던 셈이다. 여기가 내 길이 아니고 누구나 직장인으로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음은 대개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후에 찾아왔다. 그러고 보면 이십 대 때 무수한 실패를 거듭하는 중인 줄 알고 불안해한 것도, 어떤 결론이라도 빨리 내고 싶어 초조해한 것도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을 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