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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9871139
· 쪽수 : 18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4
1부 오루미예 호수 / 11
바자르의 아저씨들 17
시를 부르다 28
둘째 누나를 떠나보내다 32
보낼 수밖에 없는 마리나 42
오루미예를 떠나는 호잣 50
2부 택시 운전사 호잣 / 55
조급함으로 지친 하루 61
레자의 이야기 65
세상의 반, 이맘 광장 70
시인의 다리, 하주 다리 74
처음 교회를 가보다 78
무엇을 위한 카펫 83
모두를 위한 자메 모스크 90
외국으로 가고 싶은 이유 97
묘비에 박힌 사진 104
3부 오루미예에서 온 소식 / 109
아버지, 다시 오루미예로 115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20
4부 내가 이란으로 오기까지 / 125
무거운 배낭 131
한 빛에서 많은 빛이 나온다 135
하주 다리에서 142
왜 그게 문제가 되나요? 147
야간버스 151
오루미예 앞에서 156
5부 일상을 견디다 / 159
뜻밖의 노래 163
한마디 말의 실마리 167
6부 두 이야기가 한마디 말로 / 171
호잣의 안내 177
나의 질문
호잣의 대답
기도와 여행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각이 다르더라도 모함메드와 일본인 남자는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모함메드는 카펫을 팔았고, 일본인 남자는 원하는 카펫을 샀다. 그리고 거래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나눠 가졌다. 일본인은 카펫의 패인 자국 위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샤프란으로 수놓아진 손모양의 무늬 위에 올려놓았다. 아무도 그에게 어느 신에게 기도를 올린 것인지, 어떤 기도를 할 것인지를 묻지 않았다.
호잣은 울기 시작했다. 희망이 사라져서, 실망해서,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부끄러워서, 자신이 준비해온 이 시간이 아까워서 흘린 눈물이었을까? 눈물은 때론 이유 없이 흐를 때도 있다. 그런 눈물은 흘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주신 눈물이다. 지금 흘린 이 눈물은 호잣의 눈물이 아니라, 누군가 흘려야 할 눈물을 호잣이 대신해서 흘린 눈물이었다.
뒷면에는 초록색 사인펜으로 ‘호잣, 미안해.’라는 한마디 말만이 적혀 있었다. 뭐가 그렇게 급했던 건지, 제대로 종이 위에 적힌 것도 아니고, 유서도 아닌, 종이 약봉투 뒷면에 단 한마디 ‘호잣, 미안해.’ 라고 적혀 있었다. 호잣은 이 약봉투를 받아든 순간 무너졌다. 이날 오루미예의 밤을 알리는 아잔 소리는 한 남자의 곡소리 때문에 들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