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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다이뻐맨

출동 다이뻐맨

이마냥 (지은이)
창조와지식(북모아)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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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다이뻐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출동 다이뻐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036961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4-02-02

책 소개

동심과 시심 사이의 경계, 그 예리한 감각이 펼치는 무지갯빛 그리움의 연대기 아빠이자 약사이자 시인으로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30대 청년 이마냥의 시집. 지나간 시간들 속 지층처럼 켜켜이 쌓여온 저마다의 사연을 4부에 걸쳐 65편의 시 속에 담았다.

목차

1부 내게 온 세계
내게 온 세계 13
꽃바라기 14
나의 달항아리 17
출동 다이뻐맨 21
탱탱볼의 하루 23
노래를 불러 줘, 포티 26
가위바위뽀오 30
스케치북 속에 햇님이 산다 32
엄마가, 아빠 가 36
누가 농장에 살까요 38
결혼기념일 40
팔랑팔랑 날아갈래요 43
코드명: DJAAK 45
고장 난 트럭 48
배추나비 50
사진 52
조금만 낮춰보면 54
고래化 56

2부 팔딱팔딱
시 61
터치 63
즐거운, 고해 65
뚝 68
팔딱팔딱 70
감자에 72
경칩 74
젖 76
안주일體 79
} { 82
그림자놀이 84
결국은 86
소행성 301-비전 87
올리브 비둘기 89
이것은 시가 아니다 91

3부 오메가 씨마스터
그럭저럭 97
오메가 씨마스터 99
悲, 공간 102
인서트 페이퍼 107
겟또다제 110
앨리스 인 넘버랜드 112
둥글게둥글게 117
업그레이드 118
달과 肉펜스 121
날잡아서 123
내 마음에 렌즈를 깔고 125
홈, 스위트 홈 129
전나무 더 라운지 132
力士, 歷史 135
깐뒤 137
고양이들의 나라로 139
이상하고 아름다운 141

4부 밑줄
오늘의 사연 147
밑줄 149
독주회 152
스물 154
네모필라 155
못 157
하필 159
그대가 책이라면 160
반지 162
숨 164
전주천에서 166
하품 168
가로등 169
기타를 치는 시간 170
사람은 사람을 생각한다 172

해설 동심과 시심 사이의 경계, 그 예리한 감각
(정 독)

저자소개

이마냥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 이재원. 1989년 마산 출몰 후 여태 표류 중. 들숨과 날숨이 다른 하모니카 불기를 좋아한다. 날숨에 나를 뱉었다가 들숨으로 너를 머금고 싶다. 진주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하며 이따금 시를 쓴다. 저서로 시집 『출동 다이뻐맨』이 있으며, 현재 '시와 지성'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인스타그램: 2manyang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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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당신이 오기 전엔 몰랐죠
얼마나 아찔한가요 이 세상

벽장 속 피카츄가 내내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방 앞을 지키고 선 악어는 호시탐탐 눈을 부라려요
서랍숲에는 줄지어 선 펠리칸들이 부리를 벌리고
모서리 괴물은 도처에 지뢰처럼 깔려있죠
그뿐인가요, 소파 옆 헬리콥터, 부엌엔 증기기관차
어 그건 코끼리코가 아니에요 잡아당기지 말아요

당신의 능력을 믿어요
두 손을 얼굴에 대는 순간 투명인간으로 변신
돌처럼 굳어있던 것들도 한 글자면 같이 뛰어놀지요
손 닿는 곳 어디든 꽃밭으로 만들 수 있고
발가락 끝은 낭떠러지, 이마가 부딪히면 암벽이 솟아올라요
당신의 미소는 세상 강력한 무장해제 주문
그 주문에 걸리고부터
눈앞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어요

난 당신의 사이드킥
우글거리는 악의 무리에 맞서
당신의 손을 잡고
달려나갈 준비가 되어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우리
힘을 합쳐
고약한 세균맨을 무찌르러
함께
출동해볼까요?

- 「출동 다이뻐맨」 전문


어린 날 누나의 서랍 속 돋보기는 둘도 없는 내 친구였다

뭐니뭐니 해도 재미로는 불장난만한 것이 없다
갖은 벌레들을 잡아다가 들여다보다가
끝내는 제물로 삼곤 했던 것인데

어른이 되었다. 이제는 많은 것들을 숨겨야 하는 나이
앞날에 별 도움 되지 않는 사소한 것들과 함께
내 소중한 친구도 바지춤 깊숙이 찔러 넣어졌고

혼자 앉은 밤이면 아무도 모르게
다시 그 옛날의 친구를 꺼내어 반가운 인사를 하곤 했던 것이다

손에 잡히는 벌레 따위 없다, 이제 중요한 건
자꾸만 어른거리는 그대를 들여다보는 일
태워서 조그만 구멍을 내는 일
거기에다 나의 구멍을 맞대어 보는 일

하얀 종이 위로 그대가 누워 있다
불안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바들
바들, 입맛을 다신다, 순간
뒤통수를 덮치는 따가운 느낌

나를 겨눈 손가락들이
마침내 벌려지고 있었다

- 「터치」 전문


기막힌 일이지
당연한 듯이 다들 벽에 들러붙어
엄연한 한 장의 창문으로
스쳐가는 풍경의 한 조각을 낚아 채
제각기 네모난 틀 속에 들이붓고 있다는 게

어느 밤 사이에 망치와 드릴을 휘둘러
태초의 정물인 듯 뽐내고 서 있게 된 건지
그동안 어째서 나는 자고 있었으며
(엄마 왜 안깨웠냐고)
눈 뜨자 낯설어진 이 회랑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직 남아있긴 한 건지

나의 안녕은
누군가의 땀 위에 세워진 비석이라고
땀 흘리지 않는 내 곁에서
어떻게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지 못한 저는
안경하렵니다

- 「내 마음에 렌즈를 깔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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