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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111477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4-12-02
목차
오틸리엔 장미
시계꽃 도시
한티아고 진달래
마리아라흐 해바라기
문주란 분수공
보이에른 장미
올리베따노 목백일홍
아인지델른 만데빌라
내소 상사화
바다백합 계곡
화석섬 해당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닷물이 줄곧 밀려 들어와 주둥이와 함께 검은 색 다리가 잠기는 바람에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저어새는 끝부분만 까만 하얀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이내 기품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거기서 나는 씨앗 열매를 구해다 베란다 화분에 심은 해당화의 꿈을 다시금 보고 있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라는 기대로 찾아 들었던 시계꽃의 도시에서 그 꽃 대신 찾을 수 있었던, 남은 삶의 버팀목이 되어줄 하얀 한 송이의 힘을 말이다.
―본문 중에서
끝 글자가 같은 하나의 역에서 떠나 또 하나의 역이 있는 이 도시에 닿은 전철이 달린 건 나에게 있어 그냥 지하의 철로가 아니라, 지붕 있는 다리가 안겨준 것과 같은 느낌의 시간 통로가 아니었을까. 젊은 친구의 목소리가 막지 않았다면 눈앞에 피어있는 그 시계꽃의 바늘을 손가락으로 돌려 돌아가고자 한 시간 속으로 갈 수 있지는 않았을까.
―「시계꽃 도시」 중에서
그 물음처럼 어쩌면 어느 구간쯤에서 분명 봉오리 진 진달래를 보고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그건 결국 마지막 구간인 ‘사랑의 길’의 다른 이름. 결코 만만치 않은 일정 속에서 군데군데 눈에 띄며 가는 방향을 일러준 ‘그대 어디로 가는가.’라는 이정표처럼, 남아 있는 날들에 대한 길라잡이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한티아고 진달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