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0200843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19-06-24
책 소개
목차
1880년
1891년
1907년
1908년
1910년
1911년
1913년
1914년
1917년
1918년
현재
해설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고 또 미워했던” 모든 것의 역사_김영주
연보
리뷰
책속에서
비의 신이, 만약 그런 신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현자들에게만, 위대한 자들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숨 쉬는 것들에게, 우적우적 씹는 이들이거나 오물오물 씹는 이들이거나, 무지한 이들이거나 불행한 이들이거나, 똑같은 그릇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가마에서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거나, 왜곡된 학문을 통해 열광적인 정신을 품는 이들이거나, 그리고 뒷골목의 존스 부인에게나, 그들 모두에게 나의 혜택이 나누어지게 하라.
거기에, 그 관 안에 어머니가 누워 있었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고 또 미워했던 여자. 눈이 부셨다. 그녀는 기절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그녀는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리고 느껴야만 했다. 그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그들이 마치 애버콘 테라스가 무슨 연극의 한 장면이기라도 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들은 마치 실제 인물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녀가 그녀 자신을 실제 인물이라고 느끼는 것과 같은 방식의 실제는 아니었다. 그녀는 당혹스러웠다. 마치 그녀가 동시에 두 명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즉 같은 순간에 두 개의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어린 소녀이기도 했고, 지금 여기 이 방에 있기도 했다. 그때 창문 아래쪽에서 소란스럽게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화물차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식탁 위에 놓인 유리잔들이 쨍그랑거렸다. 그녀는 약간 움찔하며 어린 시절에 관한 생각에서 깨어나서 유리잔들을 떼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