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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20149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2-22
책 소개
목차
Pull
제레나폴리스
마저럼
종이 호랑이
아는 사람은 언제나 보이잖아요
손톱
파두츠의 구두장이
해설 정은경 틀린 그림 찾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들판 한가운데 오도카니 있는 Z교도소는 마치 오아시스 같았다. 칠 년 전 교도관 빌이 Z교도소로 왔을 때 샘은 사형수 동에서 지내고 있었다. 샘의 왼쪽 목에는 아주 커다란 흑색 점이 있다. 점은 클 뿐 아니라 오톨도톨하게 튀어나와 있어 몇몇 사람들은 그를 블랙 샘이라고 놀렸다. 그는 그 별명으로 불리는 걸 싫어했다. (「Pull」)
방 네 개, 화장실 두 개, 다용도실과 베란다를 청소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녀가 일하는 시간에는 집에 사람이 없으니 일하기도 편했다. 하지만 항상 고양이를 의식해야 했다. 자신을 부른 이유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고양이를 돌보는 일인 것 같았다. (「제레나폴리스」)
그 당시 응모작은 총 구백칠십일 편이었다. 심사는 A, B, C, D, E, F에게 응모작들을 여섯 등분으로 나누어 배분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일차 심사를 통과한 원고들이 속속 도착했는데 F에게 보낸 원고 뭉치가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보냈으나 F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편집장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수소문한 결과 F의 애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는 것이었다. F는 넋이 나가 몇 편의 원고를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그 와중에 핸드폰마저 잃어버렸다고 했다.
편집장은 김에게 빨리 F의 집으로 가서 원고 뭉치를 가져오라고 했다. 김이 가져온 원고는 무려 백육십이 편에 달했다. 평균 잡아 한 편당 열 장에서 스무 장 정도라고 해도 무려 이삼천 장에 달하는 매수였다.
종이 뭉치를 바라보는 편집장의 배가 갑자기 더 불러 보였다. 편집장은 열이 난다며 김에게 창고에 가서 선풍기를 꺼내오라고 했다. 원고를 살펴보던 편집장이 갑자기 선풍기 쪽으로 원고 뭉치를 던지듯 흩뿌렸다. 원고 두세 편이 부메랑처럼 편집장 앞쪽으로 다시 떨어졌다. 편집장은 그것들을 집어 들었다. 그걸로 무얼 어쩌겠다는 것인가, 김은 순간 눈길을 돌렸다. (「종이 호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