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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0261622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0-05-07
책 소개
목차
1부 헌터스 … 21
2부 말로 … 163
3부 여우들 … 307
리뷰
책속에서
언니가 역에 없다.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병원에서 근무 교대가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나서는데 불빛이 어찌나 흐린지 마을의 지붕들에 이미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일 정도다. 중심가를 벗어나 언니네 집 쪽으로 향하자 이내 한 줄기로 뻗어 있는 탁 트인 길이 나온다. 농장들 사이로 리본처럼 좁다랗게 나 있는 포장도로다.
언니가 페노와 함께 나를 만나러 걸어오고 있는 건 아닐까?
언니를 향해 기어가면서 내가 울부짖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린다. 언니가 입고 있는 셔츠의 앞면이 시커멓게 젖어 있다. 언니를 조심히 들어 올려 내 무릎에 얹는다. 한 손을 언니의 목에 대고 맥박을 짚으려다가 숨소리를 들어보려 언니의 얼굴에 귀를 바짝 가져다 댄다. 내 뺨이 언니의 코를 스치자 등골이 오싹해진다. 언니의 입에 숨을 불어넣고 가슴을 압박하다가 그만둔다. 이게 언니에게 더 큰 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있어요. 언니는 열일곱 살 때 폭행을 당한 적이 있어요.”
“폭행을 당했다고요?”
“네. 중상해 혐의였을 거예요.”
“가해자가 언니분께서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아뇨.”
“체포된 사람이 있었나요?”
“아뇨. 경찰이 언니 말을 믿어주지 않았거든요.” 경찰은 언니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언니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언니가 누군가에게 사기를 치거나, 몸을 팔려다가 과격하게 거절당했을 거라고 의심했다. 그 경찰들은 언니가 마신 술의 양과 언니가 울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집착했던, 마지막으로 남은 구시대의 경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