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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0262438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1-11-02
책 소개
목차
마이 선샤인 어웨이 11
부록 매슈 토머스와 M. O. 월시의 대화 425
옮긴이의 말 443
리뷰
책속에서
파이니 크리크 로드 인도 초입에서 일어난 린디 심프슨 강간 사건 용의자는 네 명이었다. 오래전 우드랜드 힐스 구역에 처음 생긴 거리의 주민으로 입주한 우리 부모님이 희망에 부풀어 이름의 머리글자를 새겼던 바로 그 인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동네 아이들이 고카트를 타고 돌아다니고 진입로에 분필로 사람을 그려 색칠하거나 하수구 속으로 뱀을 쫓아 보내는 대낮에는 일어날 수 없을 범죄였다. 그러나 밤이면 우드랜드 힐스의 거리들은 텅 비고 잠잠해서 주택들 뒤편으로 펼쳐진 늪지대에서 와글와글 피어오르는 모기떼를 맞이하며 기뻐하는 개구리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네가 알아야 하는 게 있다.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는 덥다는 사실. 해가 져도 더위는 가시지 않는다. 컴컴한 공용지역과 늪지를 쓸어내는 산들바람도, 열기를 식히는 비도 없다. 배턴루지에 내리는 비는 보도 위에서 끓어오르다 안경에 김을 서리게 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니 이 남자, 어쩌면 소년은 덤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동안 분명 땀을 흘렸을 것이고 분명 벌레들에게 산 채로 물어뜯기고 있었을 것이다. 여기 사는 벌레들은 지독하니까. 온몸을 뒤덮으니까. 그렇기에 만약 그가 한결 자비로운 장소에 살았더라면 이 같은 폭력을 단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만도 하다.
1989년 여름이었고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요즈음 범죄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들을 다 믿으면 안 된다. 케이스모어 영감님 댁 잔디밭에서 족집게로 머리카락을 집어내는 일 같은 건 없었다. 밧줄 토막을 연구소로 보내지도 않았다. 콘크리트 보도 위 자갈에서 DNA를 채취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드랜드 힐스 주민들이 경찰의 최초 질의에 전부 성실하게 대답하면서 온 힘을 다해 수사를 도왔음에도, 이렇다 할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