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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0270037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6-09-30
책 소개
목차
여고 시절
해빙기
졸업
여자의 마음
사랑의 고뇌
흔들리는 갈대
노을
두 개의 얼굴
유혹의 물결
욕망의 차
사랑과 용서
갈림길
참사랑의 의미
머물다 간 사랑
가로등
질투의 불꽃
양 치는 언덕
작가와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책속에서
“나오미,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이 뭔지 알고 있니?”
새삼스럽게 물어오니 나오미는 분명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너도 사랑한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을 살리는 거야.”
아이코가 거들었다.
“그래, 너는 과연 스기하라 군을 살릴 수 있겠니? 아버지가 보기에 그 사람을 살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울 것 같더라. 나오미, 네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야. 잘못하면 죽여버리게 돼.”
“어머! 너무하세요, 아버지. 저도 한 사람 정도는 사랑할 수 있어요.”
“그래? 사랑한다는 건 용서하는 것도 돼. 한두 번 용서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용서하는 거야. 너는 스기하라 군을 용서해가면서 살 수 있겠니?”
지금 료이치와 헤어지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가 한 번 선택한 인생에 대하여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 아닐까, 하고 나오미는 자기 자신을 꾸짖었다. 자기가 택한 료이치와의 삶에 대하여 과연 얼마나 정열을 불태우고 어느 정도의 정성을 다했는가 자문해보았다.
행동으로만 옮기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품어도 괜찮은 것일까. 다케야마는 생각이 떠오르는 건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겼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긍정하고 사는 삶과 부정하고 사는 삶은 다르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나오미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