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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402094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18-12-04
책 소개
목차
1부 나는 가슴을 구워서 화분을 만들었습니다
2부 당신의 시에 뺨을 대다
3부 나의 시에 입술을 대다
4부 시에 대한 짧은 생각들
5부 글짓기 대표 선수
6부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어머니 스케치북을 본다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구불구불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올 때는 반대쪽 풍경을 보며 천천히 세상을 읽는다. 그래도 시가 안 써지면 재래시장에 간다. 돼지국밥에 소주 한 병! 이만한 보약이 어디 있으랴. 그리고 좌판 구석구석에서 오고 가는 오래된 말씀들을 엿듣는다. 흥정의 리듬과 침묵과 줄다리기와 방점을 배운다. 환한 알전구 하나 빼서 어두운 내 문장에 박아 넣는다.
바다가 화첩이고 통통배가 색색의 크레파스라면, 바다는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이 되었을까? 고둥, 짱뚱어, 농게, 상어, 새우도 크레파스라면, 얼마나 멋진 풍경이 펼쳐질까? 하늘이 화첩이고 비행기와 새와 나비가 색색의 크레파스라면, 얼마나 멋진 그림이 될까? “가을입니다. 고추잠자리 크레파스 때문에 오늘 하늘은 온통 붉겠습니다.” 이런 일기예보는 얼마나 신이 날까? 먹구름이 몰려올 때 비둘기와 갈매기 크레파스가 하얗게 색칠하며 종횡무진 날아다니면 다시 맑은 하늘이 될까?
시인이 땅바닥에 떨어진 꽃송이를 부처라고 찬탄했듯이, 세상 모든 상처를 부처님, 하느님으로 섬겨야겠다. 그러니 가장 아픈 곳에 그분들이 계시는 것이다. 아침에 언성을 높인 엄마, 막말을 건넨 아들딸, 넌 친구도 아니라고 등을 보인 벗…… 이들이 다 두 손 모아야 할 부처님이고 하느님이다. 세상 어둠과 그늘이 신전(神殿)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