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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9886506
· 쪽수 : 72쪽
· 출판일 : 2026-06-15
책 소개
영원히 서로의 곁에 존재하는 것.
비로소 나의 바람이
하얀 바람이 되어 나에게 왔다.
이 책은 회화 작가로서의 영역을 확장시켜 가고 있는 예예 작가의 첫 그림책이자 네 번째 에세이집이다. '어쩌면 우리는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하지 않았다'는 기획을 가지고 시작된 이 이야기는 반려견 뭉게를 향한 간절한 바람과 존재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백 퍼센트 수작업을 통해 구연한 수채화 속 장면들은 작가의 세계관과 그 속에 투영된 뭉게의 영속성이 공존이라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감동을 전한다. 제목 『하얀 바람』은 바람(wind)으로 존재하는 뭉게를 상징하고, 동시에 영원히 함께하고픈 서로의 마음을 담은 바람(wish)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존이란 함께 존재하는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영원히 함께.
그럴 수만 있다면, 그 답을 찾아 우주 끝까지라도 가 보고 싶었다. 내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수많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끝없이 기대하고 의심하고 확인하면서……. 하지만 우주 끝까지 가 볼 수도, 속 시원한 답을 찾을 수도 없었다. 다만, 단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게 있었다. 마음이었다. 우리의 영원한 공존을 믿는 것, 그 마음만이 조용히 반짝였다. 그건 또 다른 사랑의 모양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영원히 공존한다.
‘바람은 빛이 시작된 자리와 사라지는 끝자락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책 속에서 두 존재는 바람(wind)과 바람(wish)으로 공존한다. 그 시간과 공간 속에는 모든 시작과 끝이 함께 머문다. 두 바람은 같은 시간과 같은 계절을 지나며 마주한다. 그 순간을 함께 느낀다. 같은 기쁨을 느끼고, 같은 추억을 나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또 다른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다시 쌓여 간다.
이 책은 어느 날은 바람으로, 어느 날은 햇살로 그리고 어느 날은 방 안의 작은 불빛으로 나타나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눈부신 기록이다. 어느 날, 하얀 바람으로 나타난 하얀 강아지 뭉게는 여전히 함께 존재하며 아름답게 빛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당당히 증명하며 다음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한다. 여전히 변함없는 마음과 위로를 보낸다. 그러므로 우리의 시간과 공존의 기록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뭉게와 나는 날이 좋으면 늘 광진교로 향했다. 광진교로 가는 길엔 벚나무와 플라타너스가 길게 늘어서 있었고, 덕분에 사계절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동네에는 유독 키가 큰 플라타너스가 많았다. 벚나무나 은행나무도 있었지만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워낙 커다랗다 보니 그 존재감이 남달랐다.
나는 플라타너스가 좋았다. 점점 뜨거워지는 서울의 여름에 그들만큼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나무가 없었다. 가을이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수분이 말라 오그라든 이파리를 밟는 소리가 커서 기분이 좋았다. 뭉게도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헤치며 걷는 것을 좋아했다. 축축한 코에 단풍잎을 붙인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가로수 사이를 지나, 드디어 광진교에 들어서면 우리는 가장 먼저 보이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뭉게는 오래 걷지 못하는 작은 몸의 강아지였고, 나 또한 뭉게보다 체력이 약한 운동 부족형 인간이라 우리의 산책은 늘 오래 걷기보다 오래 앉아서 눈앞의 풍경을 즐기는 것이었다.
한강 위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뭉게는 내 무릎에 앉아 바람을 혼자 맞서기도 하고, 바람이 더 강하게 불 땐 내 윗옷에 폭 싸여 눈을 꼭 감고 바람을 느꼈다. 언젠가 들은 말 중에 강아지는 불어오는 냄새 안에서 풍경을 본다고 했다. 물 위로 부는 바람은 강아지에게 재미있는 풍경을 가져오는지, 뭉게는 산에서보다 강이나 호수에서 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뭉게는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거나 어디를 보는지 모르겠지만 반짝이는 눈으로 정면을 응시했고, 나는 저 멀리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다 뭉게의 옆얼굴과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바람을 느끼는 뭉게는 정말 아름다웠다. 한낮에는 하얗게 빛이 났고, 어스름하게 노을이 질 때면 황금빛으로 물든 눈과 코, 그리고 털이 결마다 흩날리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나는 뭉게가 코를 벌름거리며 바쁘게 수집하는 바람 속 풍경이 무척 궁금했다.
-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