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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0947458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1-07-23
책 소개
목차
책을 읽기 전에 005
프롤로그 008
1장 나의 숨겨진 힘을 찾아서 015
2장 순수했던 시절 이야기 057
3장 깨어나다 087
4장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115
5장 목표를 품다 161
6장 투쟁할 가치가 없는 일 187
7장 야망에는 대가가 따른다 217
8장 정의라 불리는 불의 249
9장 반기를 들다 283
에필로그 323
후기 327
감사의 말 331
옮긴이의 말 334
독서 모임 가이드 337
리뷰
책속에서
아빠가 나를 집에 내려주고 가면 나는 한동안, 어떨 때는 몇 주나 아빠를 만나지 못했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아빠가 나를 불러서 주변에 소개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체했다. 내가 아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동정의 눈길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가 자네 딸인가?” 그들은 손가락으로 내 볼을 꼬집거나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러고는 내가 정말 이 남자의 자식이라는 표식을 찾으려는 듯이 내 얼굴을 자세히 뜯어봤다. 그들은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 그 불쌍한 것. 태어난 게 어디 걔 잘못이겠나? 얼굴에 확실히 모자란 티가 나더군.”
큰어머니는 할아버지를 설득하여 나를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갔다. … 나는 이 치료의 이유를 이해했다. 나도 정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일 테지. 언젠가 에스터 할머니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날이 올 것이다. 큰어머니가 정신병은 우리 엄마 집안의 내력이라고 암시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내 정신도 멀쩡할 리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만약 정신과 치료가 도움이 된다면 내 부모님은 왜 치료받지 못한 것일까? 만약 치료를 받았는데도 효과가 없었다면 내가 받는 치료는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내가 읽은 책에는 가장 절망적 순간에 뜻밖의 희망을 발견하는 공통점이 존재했다. 나도 언젠가 숨어 있던 초능력을 발견하게 될까? 그 힘이 내 안에 잠자고 있을까? ‘나도 마틸다처럼 허니 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게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앞뒤가 맞아떨어졌다.
동화책은 언제나 행복한 결말로 끝났다. 어른들을 위한 책을 읽어본 적 없던 나는 이 공식을 굳게 믿었다. 동화 속 세상은 아이가 오직 공정한 세상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나는 동화처럼 누군가가 나를 구하러 오기를 기다렸다. 벗겨진 유리 구두를 집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을 때, 나는 절망이라는 심연으로 추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