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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1152660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1-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 꽃이 피는 너에게
산청山淸의 눈보라
피리 구멍
봄꽃
해
봄비
봄날
유월
대낮
겨울 메아리
꽃이 피는 너에게
동백꽃
배꼽
나이
하현달
잔설殘雪
아무도 몰랐다
그의 미소
라일락 질 무렵
제2부 • 밤하늘이 시를 쓰다
밤하늘이 시를 쓰다
둥글다는 생각
징검다리
새벽 신발
전야前夜
독도
한반도
구름
늦잠
묵상默想
한 됫박의 반달
빗소리의 장례
반항일성反抗日性 시대
섬초롱꽃 종
오화해
사이
진눈깨비
나팔꽃
노랑지빠귀 날다
제3부 • 슬픔이 환해지다
이승
길
새
반딧불
그늘이 들어오네
빈 의자
운명처럼
태몽
슬픔이 환해지다
노년
편지
풍경風磬
첫사랑
비탈길
8월
중천
새를 기다리며
짚신
모항
제4부 • 시가 오는 봄날
시가 오는 봄날
청산
거울 앞에서
의자의 봄날
괘종시계
비단벌레
천둥소리
새벽이슬
해바라기
비밀
반딧불
연밥
경주 남산
폭포
장미
적막
문신
11월
제5부 •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랑에게
그늘의 이력
노래하는 그릇
고양이들
수평선 의자
연
가로등
침묵의 일기
그림자들의 얼굴
어깨
무덤
산울림
고래를 생각함
느티나무
미소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랑에게
그림자
꽃밭
귀
떡갈나무 숲
서정抒情을 향하다 • 양자의 언어와 서정의 향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가 오는 일이란 생명의 경외다. 시의 언어는 제 살던 의미의 굳은 제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서 새로운 의미와의 만남을 갈구한다. “내 목을 쳐라. 나는 태어난다.” 알의 언어가 세계를 향한 선언이다. 이 선언에는 새로운 존재가 되고, 새로운 가치가 되고, 새로운 비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양자의 생리가 있다. 나는 이 알의 언어를 숭배한다. 이 숭배의 정신이 내가 시를 쓰는 나도 모르는 신비로운 영험의 상상력이다.
― 「서정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대나무가 되려거든 죽창이 되지 말고 피리가 되라던 할아버지 말씀이 뒷산 호숫가에 와 있었습니다 지난밤 잠을 설치고 마른 땀만 등 뒤로 흘리던 오동나무도 할아버지 말씀 곁에 와 있었습니다 동학 무렵이던가 대낮을 피해 사시던 할아버지가 가꾸신 뒤뜰 대나무숲이 호수 속에 물살을 이루며 흔들렸습니다 숲은 바람결에 흔들리면서도 할아버지가 겨울 들판을 휘저으며 부르짖던 함성 속에서 서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 잠 못 이룬 집 앞 오동나무 곁에서 몇 개의 별들이 피리 구멍을 빠져나와 하늘로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나무가 되려거든 죽창이 되지 말고 피리가 되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잠든 뒷산을 뒤흔들어 깨웠습니다
― 「피리 구멍」 전문
간밤 노숙의 꿈들이 죽어 떠나니
햇살을 들추고
오래 서 있던 나무 그림자가 앉아 본다
아직 살아갈 용기가 남아 있다고
― 「빈 의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