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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1306070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7-04-28
책 소개
목차
8. 숲의 팽창
9. 설렘
10. 마녀의 씨앗
11. 에스틴과 에스텔라
12. 전초전
외전 2. 리스칸의 딸
저자소개
책속에서
“약혼한 상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걸 보통 데이트라고 하지 않아?”
“전하와 저의 경우 업무상 미팅인 거 아닌가요?”
“명칭이야 아무려면 어때? 오늘 별달리 바쁜 일은 없지?”
“없어요.”
“만찬 약속은?”
“그것도 없어요. 혹시 오늘 만찬에 참석해야 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요.”
“아니야. 혹시 저녁에 갈 곳이 있으면 나중으로 미루려고.”
“어디 멀리 가요?”
“응.”
“어디 가는데요?”
“그건 비밀.”
클레오르의 시선이 살짝 에스텔라의 옷차림새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에스텔라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에게 성적인 의도가 있든 없든 스캔당하는 것이 기분 좋을 리가 없었다.
“음.”
클레오르가 고민에 잠겼다.
“어떻게 생각해? 상대를 즐겁게 해 주는 것과 좋은 일로 놀래 주는 것 중에 어느 게 더 좋을까?”
“그거, 제가 상대인데 저한테 상담하시는 거예요?”
“똑같은 모양의 선물 상자 두 개를 놓고 어느 쪽을 골라 가질 거냐고 묻는 질문의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해. 그대는 안전지향주의이니까 전자일까?”
“전하를 만난 뒤로 도박에 취미가 생긴 것 같으니 후자로 할게요.”
에스텔라는 평이하게 대답했다. 별로 기대 없이 하는 말인데 클레오르가 조금 실망했다.
“뭐어, 놀래 주는 것도 좋으니까.”
“고르라고 하시고서 왜 실망을 하세요?”
에스텔라가 하녀에게 숄을 가져오라고 하고 로비에서 잠깐 기다리는 사이에 마차가 준비되었다. 그녀는 클레오르의 부축을 받아 마차에 오르면서 물었다.
“멀리 가요?”
“그렇게 멀진 않아. 한 시간이면 충분할 거야.”
“시외까지 가나 봐요? 선물 주는 퍼포먼스를 하기에는 좀 시간 낭비 아니에요?”
“그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건데 왜 그게 시간 낭비야? 그리고 퍼포먼스 아니야. 퍼포먼스로 준 건 스윗 다이아몬드밖에 없는데.”
“아니에요? 전하께서 보석을 제게 주실 때마다 보석상을 통해서 소문이 퍼져 나가는 것 같던데요.”
쓰지도 못하고 쌓여 가는 보석들을 생각하며 에스텔라는 대답했다. 클레오르가 토라진 얼굴이 되었다.
“그건 내가 의도한 건 아니야. 진짜로 소문을 퍼뜨리는 게 목적이면 그대가 어디 티파티에라도 참석해 있을 때에 보냈겠지. 사람 스무 명쯤 파묻을 만큼의 장미랑 같이.”
“체면도 서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팔면 돈도 되고?”
“돈이 많으면 굳이 팔 필요도 없죠. 예쁘니까 잘 간직할게요.”
그렇게 말했는데도 클레오르는 얼굴을 펴지 않았다. 결국 마음에 든다거나 소중하게 생각해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후자까지 바라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왜 삐쳐요?”
“안 삐쳤어.”
“그러면 그 보석을 어떻게 하길 바라시는 건데요?”
“딱히 뭘 바란다는 건 아니야. 직접 고른 게 반 넘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거지.”
클레오르가 서운함을 숨기지 않고 그렇게 투덜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