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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원주희 (지은이)
  |  
로코코
2017-05-10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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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책 정보

· 제목 :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1308098
· 쪽수 : 416쪽

책 소개

원주희 장편소설. 이상한 사람이다. 첫인상은 거칠었고 두 번째 만났을 땐 무례했고 세 번째 만났을 땐 짓궂었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남엔 가슴이 뭉클했다. 허인우. 나의 조용한 삶을 두드리는 단비. 고요한 연못에 비가 내렸다.

목차

나의 벗에게
一. 연하당蓮荷堂 아씨
二. 봄밤의 여운, 여름 그늘 아래
三. 말벗이 생기다
四. 그대를 꿈꾸는 밤
五. 다시 제자리
六. 하고 싶은 말
七. 빨리 돌아오시오, 그대 온 것처럼 갑작스럽고 기쁘게
八. 첫눈이 내리기 전에
九. 혼례婚禮
十. 우리의 비밀
못다 한 이야기, 하나
못다 한 이야기, 둘
못다 한 이야기, 셋
작가후기

저자소개

원주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절정》 《은비현》 《폭풍설》 《파괴하고 싶은 남자》 《무로》 《그대를 꿈꾸다》 《마인드 게임》 《테라피 하우스》 《아모르 파티》
펼치기

책속에서

“그곳에서도 철딱서니 계집애를 가르쳤소?”
“네.”
“거기서도 돈을 많이 주던가. 숙모님이 약조한 금액이 두둑하던데.”
“아니요. 돈은 받지 않았습니다.”
“원, 사람을 부려 먹었으면 값을 쳐줘야지. 슬픈 사연 따윈 없다더니 내가 들은 얘기 중에 가장 짠하군.”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으나 놀이 동무로 보내진 덕분에 홍주를 만나 우정을 나누고 글을 배우고 이야기를 썼다. 살면서 만난 가장 소중한 인연이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정연은 자신의 과거가 동정받는 것이 언짢았다.
“소중한 동무를 만나 기쁘게 지냈습니다. 은혜에 보답하고자 동생들을 가르친 것이고요. 동정받을 일은 없었습니다.”
정연은 얘기하는 동안 점점 시선을 들다가 동정이라는 말을 내뱉을 땐 허 진사를 똑바로 보았다. 단단한 차돌 같은 눈동자와 얼음 같은 시선이 얽히는 동안 김씨 부인이 헛기침을 하며 껴들었다.
“허 진사, 마름과 할 일이 밀려 있을 테니 이만 일어나는 게 좋겠네. 채희 너도 공부하러 건너가야지.”
“히잉, 공부하기 싫은데. 오라버니 따라갈래요.”
“그럼 못써. 요즘따라 오라비 핑계를 대며 꾀를 내는구나.”
“이번에 가면 언제 올지 모르잖아요. 언제 가세요, 오라버니?”
채희의 말에 허 진사가 무심히 대꾸했다.
“다친 다리가 낫지 않아 당분간 요양할 생각이다. 숲에서 요망한 고양이만 튀어나오지 않았으면 지금쯤 개성 기생집에 가 있을 터인데.”
허 진사가 무표정한 얼굴에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채희 너는 글 선생 밑에서 부지런히 정진하도록 해라. 선생의 반만 배워도 어디 가서 기죽고 살지는 않겠구나.”
그는 멀쩡한 걸음으로 안방을 나섰다. 성큼성큼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고 정연은 입술을 비죽거렸다.
지금 나보고 요망한 고양이라고 한 거야? 멀쩡히 잘만 걸으면서 괜히 남 탓은. 저리 무례한 자의 재능을 아까워하다니 쓸데없는 짓이었어.
정연이 티 나지 않게 눈을 흘기는 동안 부인이 연신 사과를 했다.
“허 진사가 원래 말이 험해. 네가 이해해 주렴. 그래도 예의는 차릴 줄 아는 사람인데, 유달리 네게 짓궂구나.”
예의를 차릴 줄 안다니. 한 번도 그런 걸 못 봐서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언짢은 마음으로 채희와 공부를 끝내고 다과상을 받았을 무렵이다. 덕실이가 보자기에 싼 꾸러미를 들고 들어왔다. 허 진사가 보냈다고 했다.
“오라버니가 선물을 보냈나 봐요! 같이 풀어 봐요.”
“아마도 서책이 아닐까 싶다. 나중에 천천히 보지 뭐.”
무례한 한량이 보낸 것이니 보나마나 그 수준일 터. 정연은 꾸러미를 한쪽에 밀어 두고 궁금하지 않은 척 오후를 보냈다. 하지만 해가 서쪽으로 슬슬 기울어 갈 무렵엔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정연은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꾸러미를 가져와 제 앞에 놓았다. 조심스레 붉은 보자기를 풀어 보니 한지를 겹겹이 바른 커다란 종이함이 나왔다. 종이함을 열어 본 정연은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변상벽필기축년화첩卞相璧筆己丑年畵帖》

영조 때 어진을 그린 화재和齋 변상벽의 화첩이다. 맨 처음 이 화첩을 서재에서 발견하고 어찌나 흥분을 하였는지, 그림 하나를 두고 수십 장씩 베껴 그리며 행복해하곤 했다. 혹시 귀한 화첩을 들춰 본 흔적을 발견하고 탓하려는 것인가?
걱정하며 화첩을 펼쳐 보는데 즐겨 보던 그림 앞에 서신이 끼워져 있었다. 정연은 붉게 핀 모란 앞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다가 서신을 읽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고양이 덕분에 하루하루가 무료하오.
주인에게 따지고 드는 고양이를 생각하면 괘씸하지만 즐겁기도 하였소.
오랜만에 맛본 즐거움이니 선물을 보내리다.
모란이 활짝 피어나는 것처럼 부귀가 활짝 피어나길 바라며,
부자 되시오.

고양이와 주인 운운할 때만 해도 모멸감에 씩씩거리던 정연은 마지막 글귀에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목단정묘牧丹庭猫. 모란이 핀 뜰의 고양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과 장수를 상징하는 고양이 그림을 보내 화해를 청하다니. 보낸 서신 속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고양이 운운하며 놀린 게 괘씸하지만 왠지 마냥 밉지만은 않다.
“정말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구나.”
정연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화첩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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