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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빛들의 환대

[큰글자도서] 빛들의 환대

(제2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석순 (지은이)
나무옆의자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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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빛들의 환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빛들의 환대 (제2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1572468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5-12-29

책 소개

20년간 한국 장편문학에 새 바람을 일으켜온 세계문학상의 스물한 번째 수상작인 전석순 작가의 『빛들의 환대』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한 소도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임종 체험관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펼쳐지는 소동극이다.

목차

빛들의 환대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전석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회전의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철수 사용 설명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거의 모든 거짓말』, 중편소설 『밤이 아홉이라도』, 소설집 『모피방』이 있다. 장편소설 『빛들의 환대』로 제2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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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처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죽어야 한다는, 죽어볼 방법이 없겠냐는 말에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해 한참 머뭇거렸다. 며칠만 더 사시다가 다음 주에 죽어보면 안 되겠냐고 능청스럽게 물으려다가 겨우 입을 다물기도 했다. 예전 어느 때던가, 안타깝게도 죽어볼 기회를 드리지 못해 유감이라고 했다가 민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겨우 체험관에서 예약 안내나 하는 주제에 네까짓 게 뭔데 그따위 소릴 지껄이냐고.


뒤풀이가 늦게까지 이어진 날 이후 한빛은 사소한 행동이나 표현 하나하나까지 문제 삼았다. 미연이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고 흙 묻은 바지를 털어준 행동에도 주목했다. 뒤풀이 날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며. 그날 한빛은 미연을 세게 끌어안았다. 한빛의 거친 숨결은 미연의 귓가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미연이 비명을 지르며 밀어내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너 분명 웃었잖아. ……오리엔테이션 때처럼.”
그때부터 미연은 밖에선 절대 웃지 않도록 이를 악물었다.


“네까짓 게 사는 게 힘들고 괴로워? 죽고 싶을 만큼?”
서둘러 관 뚜껑을 덮었다. 쿵 하며 내려앉는 소리가 체험실 가득 울렸다. 이어서 미연은 나무망치를 들었다. 플라스틱 못을 미리 뚫어놓은 구멍에 따라 꼼꼼하게 박았다. 퉁탕거리는 소리가 오롯이 한빛에게 가닿도록 무게를 싣고 잔뜩 힘을 주었다. 가령과 유영이 힐끗거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어 승인의 손에서 모종삽까지 빼앗았다. 봉지에서 쌀을 퍼 관 위에 후드득 뿌렸다. 흙 대신이었다. 한 번으로 모자라 한 번 더, 아예 봉지를 뒤집어 탈탈 털어냈다. 경쾌한 소리에 미연은 어깨까지 들썩였다. 어느새 미연은 중얼댔다.
“선배 용기를 내요. 여기서 용기를 얻으세요.”
그동안 미연이 생각해온, 한빛이 내줬으면 한 용기는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었다.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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