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장갑

1. 깔끔 공주 예지
2. 누가 봐도 철봉
3. 삼십 분이 지나면
4. 고양이 잡아라!
5. 덕분 씨 덕분에
6. 털털한 예지

엄마가 계란국을 퍼서 예지 앞에 놓았어. 그러다 엄마 손에 국물이 조금 튀었어.
“엄마, 안 뜨거워?”
“괜찮아. 이 정도쯤이야.”
엄마가 씩 웃으며 의자에 앉았어. 엄마 티셔츠에는 김칫국물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지.
예지는 얼굴을 찡그렸어. 옷이나 손에 뭐가 묻는 건 딱 질색이거든.
(1장_깔끔 공주 예지)

“예쁘다. 누구 거지?”
장갑을 살펴보니 깨끗했어. 살며시 한번 껴 보았지. 한 짝밖에 없어서 아쉬웠지만 마음에 쏙 들었어.
예지는 장갑을 낀 채 천천히 걸어 다녔어. 그네 옆을 지나 철봉 아래를 지나갔지. 그러다 가장 낮은 철봉을 한번 올려다보았어.
“으쌰!”
두 팔을 뻗어 철봉에 척 매달렸어.
그 순간,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2장_누가 봐도 철봉)

예지는 말랑이가 가까이 오는 게 싫었어. 하지만 말랑이는 처음 보는 철봉이 신기한지 더 가까이 다가왔어. 킁킁 냄새도 맡고, 머리를 갖다 비비기도 하고, 앞발로 툭툭 건드려 보기도 했지.
‘으, 간지러워.’
예지는 피할 수 없어서 답답했어. 그런데 말랑이의 촉촉한 코와 복슬복슬한 털이 싫지만은 않았어. 뽀송뽀송한 발바닥은 말랑말랑 부드럽고 시원했어.
(3장_삼십 분이 지나면)